파운데이션 추천사 디자인_카페용 23

 

시트콤에 빠져 살다 시트콤 피디가 되고

드라마에 미쳐 있다 드라마 피디가 되기 전

SF 애호가로 지내다 SF 번역가로 산 시기가 있다.

1996년 외대 통역대학원 재학 시절, 나는 아시모프의 열혈 팬이었다.

 

한번 작가를 사모하기 시작하면 전작 읽기에 도전해

데뷔작에서 시작해 유고집까지 끝을 봐야 직성이 풀렸는데

나의 그런 패기를 좌절시킨 게 바로 아이작 아시모프였다.

평생 500권 이상의 책을 냈다는 작가를 어떻게 당하란 말인가.

 

전작 읽기, 포기다.

 

그래도 ‘나우누리 김민식’이라는 이름으로

통신 동호회에 아시모프 단편 소설 번역본을 연재했고

이는 훗날 ‘골드’라는 이름의 유고집으로 출판되었다.

‘졸업하고 할 일이 없으면, 아시모프의 책만 다 번역해도 평생 일할 거리는 있겠군.’

그렇게 생각했었다.

 

아시모프에게 처음 반한 건 위트 넘치는 그의 단편 소설 때문이었지만

아시모프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실감하는 건 역시 「파운데이션 시리즈」다.

그가 낸 500권을 다 읽지는 못해도 「파운데이션 시리즈」 전권 읽기는 꼭 다시 도전하고 싶다.

 

SF 매니아라고 하면 하위 장르 문화 보듯 하는데, 그럴 때마다 하는 얘기가 있다.

“SF 작가는 상상력의 스케일이 달라.

하나의 인물,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우주를 창조하는 사람들이라고.”

 

SF 역사상 가장 큰 스케일을 자랑하는 작품, 「파운데이션 시리즈」.

책장에 새롭게 자리잡은 완전판의 위용에 덕후의 가슴은 또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김민식 (뉴논스톱·내조의 여왕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