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시절 상상력의 한켠은 당연한듯 우주를 향하고 있었다.
거기에 과학자를 꿈꾸는 건 소년의 기본 조건이던 시절이었으니
다이제스트된 SF 도서는 컬러학습대백과사전만큼이나 친숙했다.
그 어디쯤에선가 아이작 아시모프를 만났을 터이다.
온통 기억이 뒤섞였지만 밤하늘 빛나는 별처럼 혹은 저 하늘 어딘가에, 라는
소년의 막연한 상상은 만화와 만화영화를 통해 구체화되었다.
필살의 파동포를 장착한 전함, 길게 객차를 매달고 저편으로 사라지는 은하철도 999호,
3단 합체 변신 비행선 혹은 매끈하게 빠진 1인용 우주선까지.
모두 당연한 듯 우주를 비행했고, 행성을 넘나들었다.
세월이 흘러 광대한 우주을 무대로 펼쳐지는 상상력의 상당 부분이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에 빚지고 있다는 걸 알았다.
상상력의 빚을 갚는 심정으로, 두근거리며 ‘파운데이션 시리즈 완전판’을 읽는다.
―박인하 (만화평론가 ·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창작전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