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크리스티전집49[패딩턴발 4시 50분]
원제 4.50 from Paddington
출판사 황금가지 | 발행일 2007년 11월 9일 | ISBN 978-89-827-3749-7
패키지 양장 · 국판 148x210mm · 360쪽 | 가격 10,000원
시리즈 (구)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9 | 분야 추리·스릴러
▶ 우연히 옆 기차 창문을 통해 목격한 살인의 현장! 그 직후 기차는 떠나 버렸다.
1957년작. 시골의 작은 마을 세인트 메리 미드에 사는 할머니 마플 양을 주인공으로 한 일곱 번째 장편이다. 시기적으로 마플 시리즈 중 딱 중간에 위치한 것과 더불어 내용적으로도 그녀의 추리력이 전성기에 이른 때의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심리를 꿰뚫는 예리한 안목과 인간 본성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으로 여러 사건을 해결, 이제는 인근 주민들과 친구들에게 ‘범죄 박사’로 통하는 마플 양.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살인’을 목격했다는 친구가 찾아온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 『블루 트레인의 수수께끼』등에 이어 다시 한 번 ‘기차’가 주요 장치로 쓰인 것이 눈길을 끌며,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는 이 소설을 쓴 후에 ‘세상에 이런 범죄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는데, 그래도 사형을 폐지해야 할 것인가’라고 주장해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맥길리커디 부인이 본 것』, 『그녀가 본 살인』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기도 했다.
▶ 본문 중에서
두 열차가 마치 정지해있는 듯한 착각이 든 순간, 옆 열차의 객실 차양이 갑자기 튕겨 올라갔다. 맥길리커디 부인은 겨우 1미터 남짓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불 켜진 일등실 안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순간, 그녀는 숨을 헉 들이키며 자리에서 반쯤 벌떡 일어났다. 창문 쪽으로 등을 돌린 채 서 있는 나자의 손이 어떤 여자의 목을 쥐고 있었다. 천천히, 무자비하게 상대를 목 졸라 죽이는 모습이었다. 여자의 눈이 부풀어 오르고 얼굴에 피가 몰려 자줏빛으로 변했다. 맥길리커디 부인이 멍하니 얼어붙어 있는 동안 모든 일이 끝났다. 여자의 몸이 축 늘어지더니 남자의 손 안에서 힘없이 대롱거렸다. 바로 그때, 부인이 탄 열차가 다시 속도를 줄였고 상대편 열차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기차는 휙 하고 지나가 잠시 후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새가 없다.” – 《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