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문화의 몰락

기업의 문화 지배와 교양 문화의 종말

원제 The Twilight of American Culture

모리스 버만 | 옮김 심현식

출판사 황금가지 | 발행일 2002년 6월 20일 | ISBN 89-827-3457-0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45x210 · 252쪽 | 가격 10,000원

분야 기타

책소개

날카로운 사회 비평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 신예 문화학자의 붕괴되는 미국 문화에 대한 솔직하고도 예리하게 분석한 책.

편집자 리뷰

기업의 문화 지배와 교양의 종말붕괴되는 미국 문화에 대해 솔직하고도 예리하게 분석한 『미국 문화의 몰락』이 황금가지에서 나왔다. 저자 모리스 버만은 날카로운 사회 비평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예 문화학자이자 사회이론가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소비와 물질을 찬미하게 만드는 기업의 문화 지배와 엘리트주의 및 고급 문화를 매도하는 우리 시대의 문화적 붕괴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그는 헤겔에서부터 슈펭글러, 소로킨, 호르크하이머에 이르기까지 선배 사상가들의 관점을 비교, 분석해 문화의 순환적 성쇠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통해 시도함으로써, 문화 몰락을 이해하는 객관적인 틀을 제시한다. 또한 점차 심화되어 가는 빈부 격차, 문맹률의 급격한 증가, <지성>에 대한 사회적인 거부감 등 다양하고 풍부한 예를 통해 문화 몰락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의 분석은 미국 사회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최근 세계화의 확산에 따라 미국 문화가 전세계를 지배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수 있다.미국 문화의 몰락을 암시하는 네 가지 현상◈ 문화가 정말 몰락할까?화려한 바빌로니아 문명과 중국의 황하 문명, 고대 이집트 문명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인도 문명, 그리스 문명, 로마 문명은 어디에 있는가? 영원할 것만 같았던 이들 문명 모두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은 역사적인 사실이자 기록이다. 즉 문화의 순환적 성쇠는 현실이다. 지금 미국을 중심으로 일어난 기업의 문화 지배는 경제적 불평등뿐만 아니라 교육의 붕괴를 야기시켰다. 각종 미디어는 오제이 심슨 재판, 빌 클린턴의 성생활 등 사소하고 감각적인 사건들로 대중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학교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총기난동사건이 발생한다. 그렇지만 문제의식을 전혀 갖지 않는 대중들에게 상업주의와 무관한 교양은 타도의 대상이 되었고 문화는 한없이 가볍고 무의미한 것으로 타락했다. 이런 문화 붕괴 현상의 최종 방어선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적인 노력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자본을 중심으로 세계를 하나의 영역으로 확장시킨 거대 제국 미국이 이미 문화 정책을 기업의 손에 넘긴 상태이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현상은 현대 문화의 몰락이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 중산층의 붕괴와 함께 가속화되는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미국은 더 이상 중산층 사회가 아니다. 상위 1%에 속하는 고소득 계층의 재산은 미국 전체 부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대기업의 CEO들은 일반 노동자들의 400배 이상 월급을 받는다. 1998년 빌 게이츠의 순수익 460억 달러는 미국 하위 40%에 속하는 저소득자들의 순수익을 합산한 것보다 훨씬 많았다.▣ 흔들리는 사회보장제도 과거에는 퇴직자 1명을 지원하기 위해 17명의 노동자가 있었지만 출생률의 급감과 급속히 노령화되는 사회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사회보장제도는 퇴직자 1명을 지원하는 데 노동자 1명이라는 커다란 위기에 봉착했다. 사회보장제도의 자금은 현재 거의 바닥을 드러난 상태로, 2015년부터는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다.▣ 둔재 생산국이 되어버린 미국의 지적 수준 하락미국인 42%가 세계 지도에서 일본을 못 찾고 15%가 세계 지도에서 자기 나라를 찾지 못한다. 그리고 58% 이상이 신문 사설을 이해하지 못한다. 과학 과목에서 A학점을 받은 학생들이 3의 제곱을 27이라고 말하고 물의 끓는점을 섭씨 46도라고 대답하고 있다. 더욱 암울한 것은 학문의 상아탑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천국(고수익의 직장)에 갈 수 있는 면죄부(학위)를 판매하는 상점으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 소비주의 문화와 정신적 죽음전체 인구의 98%가 쇼핑을 마치 오락처럼 여기고 문제의식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대기업이 주도하는 상업주의가 우리의 일상생활을 지배하게 된 것이다. 현재 유행하는 뉴에이지나 포스트모더니즘은 엘리트주의를 매도하고, 문화의 상업주의를 <모든 사람들을 참가시키는> 민주화 과정이라는 긍정적인 변화로 인식시키고 있다. 미래는 어떻게 다가올 것인가저자는 비록 인간이 의도한 대로 역사는 흘러가지 않지만 12세기 암흑기의 수도사들이 당시 사회의 몰락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문화의 중요한 요소들을 선정해서 이를 후대에 전수한 것처럼 오늘날 개인들이 각자 <수도사적 역할>을 성실히 수행한다면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현대 정치의 핵심부에 존재하는 부패를 비롯하여 대중에 대한 엔터테인먼트의 <람보화>, 교육제도의 와해, 세계화·거대화된 다국적 기업들과 대중문화의 걷잡을 수 없는 물결을 사회적 노력만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다. 현대인에게 남은 유일한 해결책은 <문화 보존의 노력>뿐이다. 이는 개인들이 각자 나름대로 양심을 지켜 성실하게 살아가며 영리나 소비주의에 삶의 토대를 두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이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가리켜 <신수도사적 인물(New Monastic Individual)>이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신수도사적 인물>들의 문화 보존과 전수를, 암흑 시대인 중세 때 각종 고전 지식과 문헌들을 보호하여 후대에 전수한 수도사들에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수도사적 해법>이다. 중세 수도사들의 노력이 11세기 말에 시작된 서유럽의 문화 재건과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및 과학 혁명에 결실을 맺은 것과 마찬가지로 현대를 사는 <신수도사적 인물>들의 노력도 현대 문화의 암흑기 이후 등장하는 새로운 시대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한편 저자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민간 차원의 캠페인과 법률 제도의 개선을 통한 문화 운동이다. 이런 운동들이 본질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움직임은 또 다른 대중화되고 집단화된 저급 문화와 우상화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가 제시한 <수도사적 해법>은 각 개인이 자신의 활동을 드러내지 않고 각자의 맡은 소임을 다하는 일명 <게릴라 전술>과 흡사한 것이다. ▣ 신수도사적 인물의 속성-기업의 문화 지배에 따른 소비와 물질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 -미디어와 반문화가 부추기는 뉴에이지 유행에 휘말리지 않는 사람-엘리트주의자라고 매도당하는 데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 이들은 기업들이 지배하는 소비주의 세계가 만들어낸 환상과 현실을 구별할 줄 알고 사사로운 이득에 구애받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들은 허울만 화려한 오늘날의 문화에서 진정한 가치를 골라내어 지키기 위해 애쓴다. 만약 그가 고등학교 교사라면 학생들에게 고전 문학을 읽게 할 것이고, 작가라면 베스트셀러를 쓰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후손을 위해 좋은 작품을 남기려고 노력할 것이다.

목차

서문 : 사라져가는 미국 문화제1장 몰락인가 변화인가미국은 몰락할 수밖에 없다피할 수 없는 문명의 몰락, 그 이론과 징후들사회경제적 불평등의 가속화, <소수의 풍요와 다수의 불행>흔들리는 사회보장제도둔재 생산국 미국소비주의 문화와 정신적 죽음활력으로 위장한 미국의 몰락제2장 로마 제국의 몰락과 미국의 운명로마 문명은 왜 몰락했는가문화의 전도사가 된 수도사들수도사적 해법이 가진 문제점12세기 문화 부흥은 어떻게 시작되었나문화 보존을 위한 현대판 수도사의 역할Intermezzo 문화의 종말을 예견한 문학 작품들제3장 무엇이 문화를 몰락시키는가, 그 이론적 고찰들역사는 흥망을 거듭하는 시계추다현대 문명에 숨어 있는 반역의 씨앗과학은 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소비주의의 승리는 사회의 몰락제4장 문화 재건은 가능한가2%의 게릴라 전술문화를 전수하는 오늘날의 수도사들수도사적 해법의 핵심 요소들제5장 미래는 어떻게 올 것인가역사는 인간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예측할 수 없는, 그러나 상상할 수 있는 미래미래를 예견한 가상 시나리오들인간이라는 굽은 목재가 만들 수 있는 미래

작가 소개

모리스 버만

미국의 파격적인 문화역사학자이자 날카로운 사회비평으로 새롭게 부상하는 신예 학자이다.
그는 이 책에서 4, 5세기 경의 로마 제국처럼 미국이라는 제국은 가장 찬란했던 전성기를 지나 사회적인 혼란기로 급속히 치닫고 있다고 경고하며 그 예로 날로 심화되는 빈부 간의 격차, 문맹률의 급격한 하락, 지성에 대한 사회적인 거부감 등을 들었다. 그는 문화의 종말이라는 역사적인 숙명 앞에서 미국은 결코 예외가 될 수 없음을 역설하면서 <수도사적 해법>이라는 문화 보존 방법으로 그 해결책을 제시한다.
저서로는 『Social Change and Scientific Organization)』, 『The Reenchantment of the World』, 『Coming to Our Senses』, 『Wandering God』 등이 있다.
현재 워싱턴 D.C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작가 겸 편집자로 활동하며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독자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