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만들다

원제 Making Miracle Happen

그레고리 화이트 스미스 | 옮김 이순희

출판사 황금가지 | 발행일 2001년 3월 31일 | ISBN 89-827-3286-1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55x230 · 396쪽 | 가격 13,000원

분야 기타

책소개

얼굴 반신이 마비되어 주스조차 제대로 마실 수 없는 상황에서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10여 년의 사투 끝에 마침내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의 인간 드라마. 촉망받는 하버드대학 로스쿨 졸업생에서, 3개월 시한부의 뇌종양 환자로, 그러나 10여 년의 힘겨운 생과의 싸움 속에서 퓰리처 상 수상작을 완성한 작가의 휴먼 다큐멘터리.

편집자 리뷰

『잭슨 폴록』의 전기로 퓰리처 상을 수상한 그레고리 화이트 스미스의 암 투병기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은 15년 전 그가 <앞으로 3개월밖에 살 수 없다>는 선고를 받은 후 그대로 삶을 포기하지 않고 결국은 이 힘겨운 싸움에서 살아 돌아오기까지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하버드대학 로스쿨을 졸업했지만 작가에 대한 꿈을 키워온 스미스는 유명한 법률 회사의 유혹이나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길을 택한다. 누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로 자신의 길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1984년 서른네 살이었던 그는 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크리스마스를 맞게 된다. 몇 년 동안 사전 조사와 구상을 해온 『잭슨 폴록』 전기의 본격적인 집필을 축하하기 위해 출판사에서 주최한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주스를 흘리며 반신 마비가 된 입을 움켜쥔 채 자리에서 뛰쳐나와야 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생에 대한 선고를 받는다.
앞으로 3개월이라 했다. 내게 남아 있는 날이
처음 그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대부분의 환자들처럼 <치료 방법이 없다>는 말을 그대로 믿었다. 그리고 절망에 빠졌다. 그는 완전히 무력한 인간이 되어버렸다. 또한 누구를 만날 수도 없었고, 음식을 주문할 수도 없었고, 혼자서 걸을 수도, 외출을 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그는 이대로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감지한 것이다.
의사들은 <3개월>이라는 말을 할 때 통계 자료를 읽었던 것뿐이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수정 구슬을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3개월>이라는 말은 정확하게 말해서 나와 같은 증상을 가진 환자들 중 상당수가 3개월 이내에 죽었다는 의미이지, 내가 3개월이 지나면 틀림없이 죽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본문 10쪽)
저자는 살기 위한, 그리고 글을 쓰기 위한 싸움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삶은 자신 스스로 통제하고 싶었다. 그것은 의사에게마저도 내주고 싶지 않았다. <병>을 치료하려는 의사가 아니라 <환자>를 치료하려는 의사를 찾기 위해, 그리고 『잭슨 폴록』의 전기를 완성하겠다는 굳은 집념을 포기하지 않았다.
실력 있는 자동차 정비소나 미용실, 주택 수리업자를 고르는 데는 몇 주일씩 공을 들이는 사람들이 어째서 의사를 택할 때는 아무 의사나 만나서 그들이 하는 이야기에 전혀 의문을 품지 않는 것일까? (본문 66쪽) 누구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런 진단을 내린 사람이 얼마나 유명한 사람인가라는 것도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최종 결론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신 자신만 빼고 말이다. (본문 95쪽)
그러나 살기 위한 여정은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 계속 되는 고통스런 치료를 받으며 날마다 마음속에서는 자신과의 싸움이 이어졌다. <이만하면 나의 삶은 충분하지 않은가>, <이제 그만 쉬고 싶다>는 끝없는 갈망이 계속 떠나지 않았다.
인내심 없는 자신과 싸우는 것은 병원의 비타협적인 태도나 관료 조직과 싸우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고, 절망하는 자기 자신과 싸우는 것은 의사들의 비관적인 태도를 극복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환자들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왜 하필이면 내가?>라는 자기 연민과 깨어 있을 때면 늘 따라 다니는 <우울증>이다. (본문 259쪽)
수많은 검사와 입원, 처치와 수술을 반복하고 계속되는 자기 연민에 빠지면서도 그가 이 싸움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의사들도 포기한 자신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가족과 친구들의 헌신과 노력 때문이었다. 그리고 자신보다 훨씬 더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밝은 모습을 잃지 않고 투병 생활을 견뎌내는 많은 환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에 대한 의지에서도 그는 이 싸움을 계속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그것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보험금 지급을 줄이려는 보험 회사나 의료 체계와의 힘겨운 투쟁에도 커다란 힘을 주었다.
사랑스런 가족과 멋진 친구들, 유럽의 동료들, 하버드대학 로스쿨에서의 학문, 보람 있는 직업, 퓰리처 상까지 나는 40년 동안 누려온 행운에 대해 단 한 번도 <내가 이런 행운을 누릴 자격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본 적이 없었다. 우주를 향해 이런 행운을 베푸는 근거를 대라고 물어본 적도 없었다. 이제껏 왜 이런 행운을 주느냐고 물어본 적도 없는 나로서는 불행에 대해 <이치와 공평성>만을 따질 권리가 없는 것이었다. (본문 271)
그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뇌종양이 살아 있다. 6개월에 한 번씩 일주일이 소요되는 검진을 받고 채혈을 하고 스물네 시간이 소요되는 스캐닝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3개월 시한부 인생>에서 15년이 지난 기나긴 여정에서 살아 돌아왔다. 그리고 그 속에서 10여 년에 걸친 필생의 작업인 『잭슨 폴록』을 끝마쳤다. 그것은 그에게 퓰리처 상이라는 영광을 안겨주었고 그에게 새로운 삶을 되돌려 주었다.
내가 지금 평온한 삶을 살 수 있는 이유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병원에서 의사들이 이상을 발견하더라도(새로운 종양이나 과거의 종양이 다시 활동을 개시한다고 해도) 그것은 내가 만용을 부렸기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이 닥친다 해도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최대한 감당할 것이다. (본문 393쪽)
저자는 처음부터 기적을 만들기 위한 여정에 나섰던 것은 아니다. 단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것이다. 누구나 자신이 운이 좋은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 희망은 언제나 정당한 것이다. 그리고 기적을 만드는 방법은 그런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그는 말하고 있다.
그는 <3개월 선고>를 받은 지 15년이 지난 지금 2001년 3월 말, 아직도 살아 있다. 그리고 또다른 화가인 고흐의 전기를 집필 중이다.

목차

1. 3개월의 시한부 인생 2. 삶에 대한 통제력 3. 의사들의 실력은 모두 똑같다? 4. 실력 있는 의사를 찾아가 5. 지금의 결론이 최종 선고는 아니다 6. 오늘 치료할 수 없는 병을 내일은 치료할 수도 있다 7.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는가? 8. 집행 유예 9. 의사와 동업자가 되라 10. 시한 폭탄이 작동되다 11. 죽느냐 사느냐 12. 손익을 계산한 대안 선택 13. 낙관적인 태도 14. 보험 회사는 돈을 지키는 파수꾼일 뿐이다 15. 왜 하필이면 내가? 16. 블랙 존 17. 결정적 기회를 잡아라 18. 천사의 도움 19. 새로운 삶이라는 생생한 현실 20. 나 아직 살아 있어요! 21.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가? 22. 희망은 언제나 정당한 것이다 23. 나의 가장 짧은 대답과 가장 긴 대답

작가 소개

그레고리 화이트 스미스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스미스는 많은 베스트셀러를 낸 작가이다. 그는 <3개월>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15년이 지난 후에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은 자신과 겪은 절망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이 책은 환자나 그 가족들뿐 아니라 삶의 힘겨운 위기 상황에서 절망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크나큰 위안이 될 것이다.

이순희 옮김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현대 사회평론 출판사 편집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역서로는 『1587년 아무 일도 없었던 해』『나, 다이애나의 진실』『마음을 열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113가지 교육법칙』『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등이 있다.

독자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