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마인드

성 용감하게 말하고 진지하게 생각하기

김진만

출판사 황금가지 | 발행일 1997년 5월 30일 | ISBN 89-827-3013-3

패키지 반양장 · 신국판 152x225mm · 328쪽 | 가격 8,000원

분야 기타

책소개

마인드는 없고 테크닉만 있는 한국, 성 교육의 도구로 매와 금지를 들이대는 슬픈 대한민국, 섹스 전에 알콜이나 들이키고 섹스 후에 기나긴 담배 연기나 뿜어대는 섹슈얼 코리아에 대한 반란 보고서.고백 그리고 자백으로부터, 포르노 그리고 창녀에 담긴 자유, 섹스는 정치다 등 총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편집자 리뷰

우리 사회의 성은 일그러져 있다. 한편으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개방의 흐름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끊임없이 반발하는 보수의 저항이 있다. 개방 풍조는 문란해 보이고 관념 수호는 위선적이고 이중적인 냄새가 짙다.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성 문제에 대한 합의는 갖가지 부조리와 갈등을 얇은 꺼풀로 미봉한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다.
저자 김진만은 이 책을 통하여 무엇보다도 먼저 성을 은폐해서 썩게 만드는 미봉책을 걷어낼 것을 목청껏 외친다. 사실 청소년 성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진다는 공론이 시끄러운 오늘날, 성 교육은 고작해야 생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뿐으로 주입식 순결 교육에서 의식 차원으로는 거의 진전이 없다. 여자 아이가 배란시 나오는 호르몬 이름을 배우고 추상적으로 에둘러 타이르는 <몸조심해라> 소리에 세뇌되는 것이 인생의 한 시기에 이르러 정말로 성관계를 맺게 되었을 때 과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몽정은 자연스런 생리적 현상>이라는 말을 한계선으로 정해 두고 여전히 자위에 대한 죄의식을 벗겨주지 않는 성 교육이, 각종 매체를 통하여 온갖 에로틱한 장면을 접하고 뜬구름 같은 여체를 몽상 속에 그려보는 소년들이 힘든 성장기를 겪어가는 데 무슨 보탬이 되는가? 지금 가장 자상한 충고라는 것이 <샤워나 운동을 하라>는 것이다. 즉 <피해 가라>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성 문제에 관한 한 피해가는 것을 유일한 해결책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성은 결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회피와 금지가 현재의 기괴한 성 문화를 낳았다.
우리나라에는 성의 <테크닉>만 난무하고 <마인드>는 없다, 젊은 세대 성의 문란상 운운하지만 진실로 심각한 것은 텅 빈 공백뿐인 성 의식이라고 저자는 갈파한다. 그리고 여기에 도발적인 말들을 던진다.
이 책은 1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장에서 30대의 남성으로서 저자 자신이 침해받아 왔던 일그러진 이성관과 죄의식을 뒤집어 보임으로 시작하여, 곧이어 최초의 금기를 부순 인물로서 이브를 칭송하며 그녀의 반역이야말로 의식의 지배를 깨는 무기가 됨을 주장한다. 그는 이어지는 장들에서 마치 수필처럼 거침없이 내뱉는 말들로 자본이 빚은 허위의 미인관, 성 행위를 여성이 남성에게 몸을 바치는 것으로 보는 순결관, 갖은 형상으로 비하되고 왜곡된 여성관, 성을 반드시 사랑과 결부시키는 데서 오는 소유 게임, 종속되고 지배하는 결혼관 등을 헤집어 그 속에 깊이 물든 억압의 정서를 낱낱이 헤집어낸다. 또 현상의 성에서 가장 썩은 부분이라 여겨지고 있는 포르노와 창녀에 대해서도 나름의 생각을 펼친다.
물론 저자가 무턱대고 주장의 목소리만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 그는 근본적으로 따뜻한 시선으로 사회의 구석구석을 본다. 현재의 의식 구조, 사회 구조 속에서 특히 소외당하고 착취당하는 여성과 노인의 성을 놓치지 않고, 철벽 같은 금지 속에 숨겨진 10대 청소년의 목소리를 중계한다. 그는 또한 미래의 상상 가능한 새로운 성 생활의 모습들을 그려보임으로써 현재 우리의 각성을 촉구한다. 또한 그는 신세대 젊은이들의 이른바 <문란>한 성생활을 뒤쫓으며 생생한 현장의 모습을 담아내 보인다. 결혼의 틀을 깨는 갖가지 새로운 형태의 관계, 계약 결혼, 혼전 동거, 자유로운 성 관계, 레저 섹스, 이제 비로소 어둠 속에서 나오고 있는 동성애 등 새로 불거지는 성생활의 양상들 앞에서 그는 질문을 던진다. 과연 이들이 과거의 간통, 매매춘, 두집 살림보다 더욱 부도덕한가? 또는 조선 시대 축첩제도와 사회적인 억압 구조가, 손목 한 번 잡힌 것만으로 귀중한 목숨을 스스로 끊도록 장려하는 그 <미풍 양속>이 최근의 성적 동향보다 도덕적이고 아름다운가? 그는 이 현상들은 그간의 억압과 왜곡이 빚어낸 당연한 분출이면서 동시에 그 억압과 왜곡을 때려부수는 무기로 기능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같은 뜻에서, 김진만은 그의 책도 침묵의 성에 대하여 하나의 파괴적 발설이 되기를 원하고 있다.

목차

1. 고백 그리고 자백으로부터 2. 자유인 3. 아니다, 뒤집어라! 4. 아담의 정조대는 아담에게로! 5. 포르노, 그리고 창녀에 담긴 자유 6. 섹스, 큰 소리로 말하라! 7. 골방에서 나와 거리로! 8. 섹스는 정치다 9. 스스럼없이 드러내 저지르는 것이다 10. 좋다고 느끼면 그렇게 행동하라 11. 섹스에는 어떤 경찰 제도도 필요없다 12. 성, 그 정치에 대한 즐거운 도발

작가 소개

김진만

1965년에 태어났다.
한양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네오& 크산티페>라는 모임을 꾸며 1993년 가을부터 글쓰기를 시작했다. 신세대와 관련한 문화론과 문화 탐험기 등을 펴냈다. <문화 탐험가>라는 독측한 이름을 명함에 새겨넣은 그는 현장 중심의 사고와 전투적 사유를 마음껏 즐기는 글장이다.

독자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