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황금 드래곤 문학상 당선작. 신에 의해 영혼 없는 진흙으로 빚어지고, 신의 계율을 어기고 금지된 물을 마셔, 영생의 낙원에서 추방된 인간. 영혼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물의 나라를 찾아 나선 다섯 종족의 꿈 같은 모험과 전설.
*할머니의 옛날이야기처럼 포근하고 몽환적인 판타지
2000년 7월부터 12월까지 5개월간 인터넷의 웹사이트를 통해 공모한 <황금드래곤 문학상>에서 1000여 편의 장편 및 단중편의 소설 중, 제1회 수상작으로 뽑힌 <영혼의 물고기(전5권)가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영혼도 없이 신에 의해 진흙으로 빚어진 인형에 불과한 인간, 그들이 금지된 물의 진실을 찾아 여행하는 과정에서 알아가는 죽음과 영혼의 의미를, 아이가 할머니의 품에서 잠들기 전에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한 몽환적인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다.
*신화의 모티브가 가져온 독특한 설정
<영혼의 물고기>에는 기존의 판타지 소설에서는 보기 드물게 신화 체계가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게다가 그 신화 체계는 기둥 뼈대가 기존의 신화 체계와 비슷한 구조를 이루고 있어 그 사실감을 더해 주고 있다. 빛의 지고신 아무피아는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와 같은 존재로써, 그리스 신화처럼 진흙으로 빚어진 인간에게 생명을 불어넣고 그들을 <뮤테이(땅에 소속된 자)>라 부른다. 또한 그들의 탄생 과정에서 물의 여신 아마닉사가 그들에게 죽음의 석류 씨앗을 심어 놓고, 그녀를 대변하는 마녀가 뮤테이들을 물로 이끌어 결국은 영생의 낙원에서 쫓겨나게 되었다는 구성은 <성서>에서 아담과 이브의 낙원, 그리고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 에피소드를 연상할 수 있다. 이는 저명한 신화학자 조셉 켐벨이 주장한 모든 신화는 공통된 모티브를 가지고 있다는 이론과 맞물려 있다. 때문에 독자는 마치 실제 존재하는 신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을 읽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물>에서 찾아낸 인간의 영혼
그 어느 때보다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메마른 삶을 비판하듯 저자 김유정은 작품 속에서 <물>을 생명의 근원이자 죽음의 은유로써 강조하고 있다. 작품 속에서 인간은 신에 의해 진흙으로 빚어졌을 뿐이고, 죽음이 찾아오면 그대로 흙으로 돌아간다. 게다가 물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몸에는 피조차 나오지 않으며, 자손을 퍼뜨리는 행위 역시 할 수 없다. 단지 신에 의해 만들어진 영혼 없는 인형에 불과한 것이다. 이는 단지 반복되는 기계화 문명 속에서 차갑고 메마른 기계인형처럼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또 다른 모습이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저자는 인간에게 필요한 <물>, 즉 현대인의 메마른 <영혼>을 적셔주어 유연하고 따뜻한 <인간성 회복>을 주장하고 있다.
*할머니가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방식의 서술
작품의 가장 독특한 부분은 서장과 종장을 풀어나가는 1인칭 화자인 <네아>가 임종을 앞둔 할머니의 품에서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시작되는 서술이다. 할머니가 마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중간 중간마다 문맥상 <~그랬지>, <~이랬단다>, <~했던 거야>형태의 서술로 이루어져 작품 종반부에 이르러 화자인 <네아>는 여태까지의 모든 이야기가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인지, 아니면 몽환적인 꿈을 꾼 것인지 알 수 없게 만들어 환상적인 설화 분위기를 더욱더 증폭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독특한 서술 방식은 기존에 나왔던 판타지 작품들에선 볼 수 없었던 매우 새로운 시도로 판타지 작가들에게 평가되고 있다.
제11장. 봉인 : 물의 별 – 하
제12장. 결코 사라지지 않는
제13장. 유리스의 바다
제14장. 영혼과 영원
영혼도 없이 신에 의해 진흙으로 빚어진 인형에 불과한 인간, 그들이 금지된 물의 진실을 찾아 여행하는 과정에서 알아가는 죽음과 영혼의 의미를 몽환적이고 독특한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는 제1회 황금 드래곤 문학상 수상작.
“『영혼의 물고기』에는 작가의 인간 해석, 작가가 가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애정 등이 보인다. 겉으로 드러나 외쳐지고 있지는 않지만 글 내부를 면면히 관류하고 있는 것은 인간에 대한 작가의 관심이다. (…)
작가가 끝까지 잃지 않고 있는 인간에 대한 관심과 상당히 숙련되어 있는 ‘글의 기술’을 놓고 볼 때, 심사자는 별다른 주저 없이 이 글을 최고로 꼽는다. 그리고 더 아름다운 글로 다시 만나게 될 작가를 지금부터 기다리게 된다.
―소설가 이영도 심사평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