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추리 소설 『단테 클럽』의 작가 매튜 펄의 두 번째 장편 소설이 한국 독자를 찾아왔다. 미국 문단의 황금기를 배경으로 「신곡」의 번역에 얽혀 벌어진 연쇄 살인 사건을 그렸던 전작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는 19세기 가장 독창적인 천재 에드거 앨런 포 죽음의 미스터리를 소재로 삼았다. 박진감 있는 문체와 치밀한 고증을 통해 「애너벨 리」의 시인이자 추리 소설의 아버지로서 빛과 어둠, 광기와 이성의 이중성을 지녔던 문학 천재의 진면목을 생생히 밝혀 간다.
소박한 언어로 빚어 낸 애절하고 아름다운 사랑 노래인 「애너벨 리」와 음산한 장시(長詩) 「갈까마귀」, 괴기 소설의 전형을 이룬 「검은 고양이」, 「어셔 가의 몰락」과 최초의 현대 추리 소설로 여겨지는 「모르그 가의 살인」. 한 명의 작가가 이 작품들을 창조해 냈다. 에드거 앨런 포는 19세기 중반 도덕과 신앙 회복에 대한 부르짖음이 사회를 지배하던 가운데 환상과 광기, 범죄에 관한 이야기들을 서슴없이 시도하며 모더니즘을 끌어당긴 특이한 인물이었다. 14세의 사촌 여동생과 결혼한 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고, 술과 마약에 찌들어 40세라는 한창나이에 허무한 죽음을 맞았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그의 죽음 직후 미국의 언론은 위대한 작가의 비참한 최후를 선정적으로 각색하여 대중들에게 교훈으로 던져 주는 데 급급했고, 그 과정 속에 그의 문학마저도 방탕과 부도덕, 무절제의 산물로 폄하해 버렸다. 이러한 초기의 평가는 오늘까지 남아 우리가 가진 포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포의 문학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평자와 독자들조차 그가 당대에 인정받지 못하여 영락한 채 절망 속에 죽었다고 기억한다. 그러나 문학에 특별한 관심을 가진 역사 추리 소설가 매튜 펄은 직접 포의 생애에 관한 조사와 문헌 검증을 거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1권프롤로그제1장 1849년 10월 8일제2장 파리제3장 볼티모어제4장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유령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