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논평가이자 과학 전문 잡지 편집자인 하워드 라인골드의 근 미래를 내다보는 시선이 담긴 책. 저명한 과학 소설가 아서 C. 클라크는 이 책을 인간 사회의 변혁을 제대로 요약한 저작물이라고 평했다. 저자는 미래가 네트워크의 발달로 개인의 힘이 증강되고, 독재자나 거대 기업의 횡포에 맞서 건전하며 정당한 권리를 찾는 시기가 될 것이라 예언한다. 단순히 사탕 거래를 위해 만든 사이트가 eBay(이베이)가 되어 인터넷 경매를 주도하는 일이나 필리핀 국민들이 문자 메시지를 이용해 시위를 조직하고 결국은 부패 대통령을 쫓아낸 일 등을 그 예로 들고 있다. 한편으로, 저자는 개개인이 네트워크 관련 기술에 관심을 갖고, 윤리관을 확립하지 않으면 추문이나 헛소문들을 퍼뜨리는 사람들을 대량 발생시킬 것이라고 경고한다. 기업이나 정부도 건전한 시민 활동으로 견제해야 하는 대상이다. 이들은 개인 정보를 최대한 수집하고, 그것을 자신의 목적에 맞게 사용하여 『1984년』을 현실화할 수도 있는 것이다.
참여군중의 정의
참여군중은 핸드폰, PDA, 인터넷 등 네트워크 기술을 바탕으로 연대하는 사람들로서 대기업의 단순 소비자 역할이나 거대 정치 권력에 휘둘리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들은 기존의 미디어를 거부하며 인터넷 방송국과 웹진을 만들고,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이용하여 관심사를 교환하고 토론한다. 또 한국에서처럼 대통령을 선출하는 데 결정적인 힘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필리핀의 경우처럼 독재자를 몰아내기 위해 일순간 한 광장 안에 수만 명이 모이기도 한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점은 이 모든 변화가 정치나 기술 혁신 같은 특정 이슈나 분야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전반에 파고든다는 것이다. 저자는 참여 군중이 애용하는 네트워크는 친구나 연인을 만드는 데 쓰이는가 하면 인간의 여가 생활을 풍요롭게 하고, 업무의 필수 수단이 되었다고 진단한다.
진정한 참여군중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저자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네티즌들 모두가 긍정적인 사회 변화를 이끄는 참여군중이라고 단정 짓지 않는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종종 감정적이고, 무지하고, 난무하는 구호 때문에 생산적인 정치적 토론이 잠식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제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제시한다. 첫째, 네티즌들은 오프라인 활동을 자주 가져서 친분을 다지고 협동해야 한다. 서로를 잘 모르면 상호 비방이 심해지며, 현실 세계에서 집단적으로 행동할 에너지를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둘째.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문제들에 대해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신중하지 않은 여론은 악용되기 마련이다. 셋째, 어떤 사안에 대해 토론하려고 할 때는 웹을 뒤져 관련 근거를 제시하고 인신 공격을 피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그 사안과 증거에 관한 논쟁인 것이다. 넷째, 인터넷의 자율성을 보호하고 이를 통제하거나 독점하려는 시도를 저지해야 한다. 부와 권력이 통신 산업과 연계하고 매체 산업이 점점 더 소수의 기업들에 집중됨에 따라, 혁신이나 변혁을 거부하기 위한 정치적, 법률적, 경제적 장치들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기술 숭배를 피하고, 확고한 윤리관과 예의를 바탕으로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진정한 과제에 도전하라고 권하고 있다.
한국어판 서문서론1. 시부야에 나타난 미래2. 협력의 기술3, 집단 연산과 슈퍼컴퓨터 무리4. 지각 능력이 있는 사물의 시대5. 평판의 진화6. 무선 누비이불7. 영리한 군중, 이동 통신으로 무장한 다수의 힘8. 네트워크, 족쇄인가 동반자인가?주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