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랑전

켄 리우 | 옮김 장성주

출판사 황금가지 | 발행일 2024년 6월 5일 | ISBN 979-11-70524-04-5

패키지 504쪽 | 가격 18,000원

책소개

『종이 동물원』의 작가 켄 리우의 공식 두 번째 SF 단편선

당나라 「섭은낭전」을 SF로 풀어낸 단편 「은랑전」 포함 13편의 SF 단편들.

 

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SF 환상문학 작가 켄 리우의 두 번째 단편집인 『은랑전』이 출간되었다. 권위의 휴고상, 네뷸러상, 세계환상문학상을 40년 만에 첫 동시 수상한 대표작 「종이 동물원」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독자를 확보한 켄 리우의 단편소설 13편을 수록한 이번 단편집에는, 표제작인 「은랑전」을 비롯하여 총기 난사로 사망한 소녀의 디지털 복원과 그 피해 가족에게 가해지는 익명성에 기댄 인터넷 트롤링을 다룬 「추모와 기도」, 가상현실을 통한 전쟁 난민 체험의 상품화와 플랫폼의 권력화 등 첨단 기술이 현대 사회에 끼칠 우려를 블록체인 기술과 함께 다룬 「비잔티움 엠퍼시움」, 더 이상 창작자가 발을 내디딜 수 없게 된 근미래의 영화 제작사를 소재로 한 「진정한 아티스트」, 환경 위기로 닥칠 수몰된 지구의 모습을 그린 「요람발 특별 기고」, 외계 생명에 대한 불안과 경의에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녹여낸 「환생」, 미지의 우주에 관한 도전적 상상을 담아낸 「일곱 번의 생일」, 삼국 시대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를 저자만의 세계관으로 새롭게 입혀낸 「회색 토끼, 진홍 암말, 칠흑 표범」까지 켄 리우의 놀라운 필력과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예리한 시선, 그리고 동서양의 역사를 넘나들며 선보이는 기상천외한 상상력까지 가득 담은 신작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수록작 중 핵폐기물이라는 소재를 다룬 「메시지」와 당대 전기소설 「섭은낭전」을 모티브로 한 표제작 「은랑전」은 영상화 판권이 계약되어 할리우드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다. 『종이 동물원』과 이번에 출간된 『은랑전』이 영미권에서 공식 출간된 단편집이나, 한국에서는 『종이 동물원』으로 유영 번역상을 수상한 장성주 번역자의 별도 선별 과정을 통해 최신 단편을 모은 오리지널 단편집 두 권(『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신들은 죽임당할 것이다』)이 더 출간되어 있어 독자들은 총 네 권의 켄 리우 단편집을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단편집의 이야기들은 내 첫 단편집 『종이 동물원』에 실린 이야기들보다 여러모로 훨씬 더 쉽게 골랐다. ‘뭔가 보여 줘야 한다’라는 부담감은 없었다. 상상 속 독자들에게 ‘최선’의 단편집을 선사할 목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고를지 고민하느니, 차라리 나 스스로 가장 즐겁게 쓴 이야기들을 고수하기로 마음먹었다.” -『은랑전』의 저자 서문 중

 

SF라는 수단으로 현재를 조망하고 근미래를 예견하다

「추모와 기도」는 총기 난사로 인해 희생된 한 여학생과 그 주변인들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죽은 딸을 기억하고자 온라인 조문을 연 부모에게 시작된 사이버 공격은, 급기야 죽은 딸의 시신을 가상의 영상으로 조작하여 밈화 시키면서 가족들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긴다. 이를 막기 위한 갖은 보안 회피 방법에도 조롱은 끊이지 않게 되고, 결국 가족은 해체되고 피해자들은 더 큰 상처만 받는다. 켄 리우는 각기 인물의 인터뷰 형식으로 소설을 풀어내어 현실감을 높이는 한편, AI, 딥페이크 등을 통한 가상현실의 사이버 테러 등이 어떻게 현실에서 악용될 수 있는지를 경고한다. 인터넷 분탕꾼(troll)과 분탕질(trolling)은 국내에서도 최근까지 계속 큰 주목을 받아온 만큼, 켄 리우의 단편 「추모와 기도」는 본 단편집에서 눈여겨봐야 할 작품이다. 또 다른 단편 「비잔티움 엠퍼시움」은 몰입 체험 슈트를 통해 국제 분쟁 중 난민들의 상황을 현실처럼 느낄 수 있게 된 근미래를 소재로 하고 있다. 동정심을 자극함으로써 그 기부금을 통해 운영되는 ‘국경 없는 난민회’의 상임 이사인 소피아와 블록 체인 기술을 활용해 기부금을 각종 기구 등 기존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보다 투명하게 전달하는 방식의 새로운 플랫폼을 주도하는 탄젠원이라는 두 인물을 주인공으로 ‘고통의 상품화’라는 미래 사회의 어두운 면모를 그린다. 「진정한 아티스트」는 AI를 통해 더 이상 창작자의 고뇌와 노력이 아닌 소비자의 반응을 통해 창작물을 만들게 되는 놀라운 미래를 그린다. 이미 그림, 음악, 글을 비롯하여 다양한 문화예술 창작자가 AI로 인한 일자리 위기를 겪고 있는 현실에서, 앞으로 AI가 어떤 방식으로 발전·활용될지 켄 리우의 상상력을 통해 예견한 작품이다.

“켄 리우의 이야기는 내 뼛속 깊숙이 파고들어 고통스러운 진실을 드러낸다.” -NPR

“옥타비아 버틀러처럼 켄 리우도 불편할 수밖에 없는 시선에서 불의와 억압을 파헤치며 우리의 윤리적 상처를 들춰낸다.” -시애틀 타임스

 

강렬한 역사 의식을 SF에 담다.

켄 리우는 소설을 집필하는 것 외에도 류츠신의 『삼체』를 영미권에 소개한 번역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작중 중반부에 위치해 있던 문화대혁명 내용을 가장 앞에 올 수 있도록 재편집하여 서구에서 큰 성공을 거두도록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는 「삼체」 영상화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는데, 켄 리우는 그만큼 역사, 특히 동북아시아 역사에 관해서 누구보다 큰 관심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는 켄 리우의 단편집 네 권 모두 역사를 소재로 한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첫 작품 『종이 동물원』에서는 대만의 2·28 사건을 재조명한 「파(波)」, 그리고 일본 731 부대의 희생자 이야기와 미국 정치권의 일본 로비 등을 소재로 한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들이 크게 주목받았다.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에서는 미국 골드러시 시기의 중국인을 다룬 「모든 맛을 한 그릇에」와 중국 이민자를 소재로 한 「달을 향하여」를, 『신들은 죽임당하지 않을 것이다』에서는 중국 양주에서 벌어진 청군의 대규모 학살 사건을 무대로 한 「풀을 묶어서라도, 반지를 물어 와서라도」, 조일 전쟁이었던 임진왜란을 명나라의 만력제와 이여송을 중심으로 풀어낸 「북두」, 만주에 온 일본 군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우수리 불곰」까지. 이번 단편집에서도 역시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계 미국인 과학자가 겪어야 했던 차별과 박해 그리고 오키나와를 배경으로 한 일본군의 잔인한 실험을 소재로 한 「맥스웰의 악마」와 전 세계 분쟁 지역의 학살과 이에 연결된 국제 구호단체간의 커낵션을 다룬 「비잔티움 엠퍼시움」이 수록되어 저자 켄 리우 역사에 대한 깊은 관심도를 대변하고 있다. 이중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은 각각 일본의 731부대라는 소재와 중국 공산당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일본과 중국에서 켄 리우의 단편집이 정식 출간될 때 수록작에서 제외되거나 일부 삭제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심장을 파고드는 이야기들.” -커커스 리뷰

“옥타비아 버틀러처럼 켄 리우도 불편할 수밖에 없는 시선에서 불의와 억압을 파헤치며 우리의 윤리적 상처를 들춰낸다.” -시애틀 타임스

“범접할 수 없는 천재적인 재능의 작가.” – 로커스

“켄 리우의 커리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중 하나… 신랄하고 강력하다.” -AV 클럽

“켄 리우의 이야기는 내 뼛속 깊숙이 파고들어 고통스러운 진실을 드러낸다.” -NPR

목차

일곱 번의 생일 Seven Birthdays 9

메시지 The Message 13

맥스웰의 악마 Maxwell’s Demon 45

환생 The Reborn 85

은랑전 The Hidden Girl 117

혼령이 돌아오는 날 Ghost Days 163

추모와 기도 Thoughts and Prayers 209

비잔티움 엠퍼시움 Byzantine Empathy 251

진정한 아티스트 Real Artists 345

요람발(發) 특별 기고 「은둔자.매사추세츠해(海)에서 보낸 48시간」 Dispatches from the Cradle: The Hermit. Forty-Eight Hours in the Sea of Massachusetts -365

회색 토끼, 진홍 암말, 칠흑 표범 Grey Rabbit, Crimson Mare, Coal Leopard -395

폭풍 너머의 추격전 민들레 왕조 전쟁기 3부 『가려진 옥좌』에서 A Chase Beyond the Storms: An excerpt from The Veiled Throne, The Dandelion Dynasty, book three -463

잘라내기 Cutting 495

작가 소개

켄 리우

1976년 중국 서북부 간쑤 성의 란저우 시에서 태어나 열한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했다. 하버드 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한 후 하버드 법학 전문 대학원을 졸업, 법무법인에서 변호사로 7년간 일했다.
대학 시절부터 습작을 시작하여 수많은 단편을 썼으나 오랫동안 출판 기회를 얻지 못하다가 2002년 오슨 스콧 카드가 편집한 『포보스 SF 단편선』에 「카르타고의 장미」를 발표하며 소설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2011년에 발표한 단편 「종이 동물원」으로 2012년에 SF 및 판타지 문학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휴고 상과 네뷸러 상, 세계환상문학상을 모두 휩쓴 최초의 작가가 됐다. 2013년에는 단편 「모노노아와레」로 휴고 상을, 2016년에는 장편소설 ‘민들레 왕조 전쟁기’ 3부작의 1부 『제왕의 위엄(The Grace of Kings)』으로 로커스 상 장편 신인상을, 2017년에는 단편집 『종이 동물원』으로 로커스 상 최우수 선집상을 수상하는 등 SF 및 판타지 문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자리 잡았다. 창작뿐 아니라 번역에도 힘을 쏟아 2015년 중국 SF 작가로는 처음으로 휴고 상을 수상한 류츠신의 『삼체』를 영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 보스턴에 거주하며 낮에는 기술 전문 법률 컨설턴트로 일하고 밤에는 소설을 쓰고 있다.

장성주 옮김

출판 편집자를 거쳐 번역자 및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우리말로 옮긴 책에 스티븐 킹의 『별도 없는 한밤에』, 『언더 더 돔』, 「다크 타워」 시리즈, 켄 리우의 『종이 동물원』, 『제왕의 위엄』,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윌리엄 깁슨의 『모나 리자 오버드라이브』, 레이 브래드버리의 『일러스트레이티드 맨』, 데즈카 오사무의 『아돌프에게 고한다』, 우메즈 가즈오의 『표류 교실』 등이 있다. 2019년 『종이 동물원』으로 제13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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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