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초의 사기장 열화(熱火) 백파선의 파란만장한 삶과 사랑.
정이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은 『불의 여신 정이』 3권 완간.
일본 도자기의 어머니로 추앙받는 ‘백파선’의 일대기를 다룬 소설 『불의 여신 정이』가 완간되었다. 지난 7월 1일부터 방영된 MBC 월화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의 공식 원작 소설로서, 「무사 백동수」와 「불의 여신 정이」의 극본가이자 『갈릴레이 죽이기』, 『미르 신화 전기』의 권순규 작가가 직접 집필했다. 도자기 전쟁으로도 불렸던 임진왜란 당시 강제로 끌려와 정착하여 일본 도자기의 꽃을 피우게 했던 전설적인 여성 도공 백파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최근 일본 호온지(報恩寺)에 그녀를 기리는 법탑이 알려져 화제가 되었는데, 기록에 따르면 96세까지 장수했으며, 백발이 성성함에도 활달하고 리더십이 강하며 명품 백자기를 만들었기 때문에 후손들이 그녀의 이름을 ‘백파선(百婆仙)’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의 본명을 비롯하여 임진왜란 전, 조선에서의 삶은 기록에 남아 있지 않다. 권순규 작가는 역사 속에 사라진 백파선과 그녀의 가족사를 추적하는 한편, 전란 전후의 조선의 정치적 상황을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어 촘촘하게 묘사한다. 임해군과 광해군, 신성군의 세자 책봉을 둘러싼 왕위 다툼과 신료들간의 비열한 암투, 선조의 기행과 명국의 견제 등이 소설 속 분원(조선시대 사기제조장)을 무대로 펼쳐진다. 저자는 중국과 한국을 넘나들며 각종 자기를 관찰하고 여러 사기장들을 만나 도예에 관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이를 토대로 16세기 조선시대 분원을 실감나게 묘사하는 한편, 도자기 만드는 과정과 그 안에서 벌어질 만한 여러 사건들을 소설적 상상력을 첨가하여 밀도 있게 그려냈다.
3권 줄거리
분원에서 차곡차곡 명성을 쌓으며 자신의 꿈에 다가가던 정이. 그러나 결국 질투와 시기에 어린 모함을 받고 대역죄인이 되어 도망자 신세가 된다. 게다가 조선은 일본군의 침략에 전란에 휘말리며 광해군과 언제 만날지 모를 이별을 하게 되는데.
“백파선을 기리는 법탑 ‘만료묘태도파지탑(萬了妙泰道婆之塔)’이 그녀가 죽은 지 50년이 지난 후, 증손자인 심해종선에 의해 세워졌다. 한국 관광객 및 도예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이 법탑을 기리며 참배하고 있다.”
백파선의 역사적 기록
본명은 알려져 있지 않다. 임진왜란 중에 남편과 함께 일본에 끌려와 도자기를 만들었으며, 1618년에 남편인 심해종전(여기서 심해는 김해를 의미한다)이 사망하자 자신의 아이와 함께 아리타로 옮겨와 백자기를 생산한다. 1656년 사망하였으며, 1705년에 증손자가 그녀를 기리는 법탑을 세웠다. 기록에 따르면 온화하고 느긋한 인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960명이나 되는 도공들의 지도자로서 리더십을 발휘했으며, 아리타 도예의 어머니로 불릴 만큼 자기 생산에 전 생애를 바쳤다고 한다. 저명한 문학상인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소설 『용비어천가(龍秘御天歌)』가 그녀의 삶을 다루고 있으며, 이는 다시 극단 뮤지컬 「백파」로 제작되어 일본 전국적인 화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