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에게 정의는 없다
Right as Rain
시리즈 밀리언셀러클럽 58 | 분야 기타
미국 주요 언론사 베스트셀러 순위를 모두 갈아치운 하드보일드 스릴러의 결정판 ‘데릭 스트레인지’
최초로 LA 타임스 올해의 미스터리 도서 상을 2년 연속 수상한 사립탐정 데릭 스트레인지 시리즈가 황금가지에서 초역 출간되었다. 미국의 뒷골목 세계를 배경으로, 경찰 출신의 흑·백 듀오 사립탐정이 각종 강력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을 스릴 있게 담았다. 작가 조지 펠레카노스는 과거 도시 빈민가 생활을 통해 얻은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갖가지 범죄 상황과 거기 연관된 인물들을 현실감 있게 묘사하여, 각종 언론으로부터 \”미국 범죄 세계의 계관시인\”이라고 불린다. 스트레인지 시리즈는 현재 할리우드에 판권이 팔려「LA 컨피덴셜」의 감독 커티스 핸슨이 영화화 중이다. 뿌리깊은 사회적 모순을 파고드는 예리한 시선 시리즈의 첫 편 『살인자에게 정의는 없다』 전체를 물들이고 있는 것은 흑백의 인종 차별 문제이다. 미국의 흑백 갈등은 표면적으로 극복된 듯 보이지만, 작가는 소설 속에서 냉철한 눈으로 그 실체를 포착한다. 백인을 땅에 쓰러뜨리고 총을 겨눈 흑인을 발견했을 때, 순찰중이던 백인 경찰 테리는 사태를 진정시키려다 순간적으로 위협을 느껴 발포하고 흑인을 사살하고 만다. 그러나 그 흑인은 다름아닌 사복 형사였다. 자신은 인종차별론자가 아니라고 항변하는 테리에게 주인공 데릭은 묻는다. \”만일 그가 백인이었다면 그 순간에 방아쇠를 당겼을까?\” 미국 사회를 봉합하고 있는 평등과 화해의 허울은 사건의 진상을 추적함에 따라 한겹한겹 벗겨져 나간다. 이것이 진짜 미국의 범죄 세계다작가는 소설가가 되기 전 도시의 밑바닥을 구르며 직접 보고 경험한 수많은 것들을 소설을 통해 묘사해 낸다. 흑인 거리에서 울려 퍼지는 총성과 힙합, 마약 밀매상들 간의 은밀한 전쟁, 갱과 경찰의 비밀 거래, 어린 아이들이 여기저기 몸을 팔고 다니는 빈민가의 현실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빠뜨리지 않고 세심한 묘사와 상황으로 오늘날의 미국 뒷골목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묘사의 정확함, 그리고 대화에서 느껴지는 현장감은 다른 작가가 따라오기 힘든 힘과 속도를 작품에 부여한다. 하드보일드 탐정의 전형을 폐기한 \’반영웅들\’의 활약 조지 펠레카노스는 그리스계 백인 이민자 집안 출신이지만, 그가 창조한 사립탐정 데릭 스트레인지는 흑인이다. 또한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와 소설들에 단골로 등장하는 흑인 깡패와 범죄자들 대신에 \’백인 쓰레기\’로 불리는 마약상들이 악역을 담당한다. 작가는 단지 정치적인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이런 구도를 택한 것은 아니다. 사랑하는 여인이 있으면서도 사창가에 드나드는 주인공 데릭, 그리고 흑인 경찰을 쏘아 죽인 후 죄책감으로 사직하고도 자신을 정당화하려고 일부러 흑인 애인을 사귐으로써 자위하는 경관 테리 등 작가가 창조한 인물들은 그 모순된 인간적 면모 때문에 더욱 현실적이다. 실제 \’그 판\’의 사정을 알고 그 판의 사람들을 접해 본 이만이 써 낼 수 있는 생생함이 작품의 격을 높인다.
프롤로그살인자에게 정의는 없다에필로그역자 후기 / 조영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