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데이션 추천사 디자인_카페용8

 

과학자가 되겠다고 공언하기를 서슴지 않던 어린 시절, 모 과학잡지에 연재되던 아시모프의 칼럼을 좋아했다. 익살스러운 캐리커처 외에는 얼굴도 모르는 외국인 선생님이 위트 있게 친절하게 설명해주던 다양한 과학 지식은 기본 물리 지식조차 없었던 내게도 흥미진진하게 다가왔다. 그 후에야 ‘로봇 시리즈’나 다른 작품들을 읽고 이분이 소설도 쓴다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남들과는 반대 순서로 접한 탓인지, 과학과는 별로 인연이 없는 길을 걷고 있는 지금도 내게 아이작 아시모프는 SF 작가라기보다 재미난 과학 선생님의 이미지에 가깝다. 그런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이 새로 나온다니, 20년 동안 잊어버렸던 과학 꼬마의 마음이 다시 한 번 고개를 드는 것 같다.

아시모프가 「파운데이션」을 통해 남긴 것이 이제는 수많은 후학들의 걸작에 묻혀 낡아 보이기는 하지만, 원조의 가치는 빛바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후학들이 원조에게서 어떤 가치를 배웠는지를 확인해보는 것도 분명 즐거울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그분은 재미난 선생님이니까.

―김완 (번역가 • 컨텐츠 크리에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