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영화평론가의 「파운데이션 완전판」 다시 읽기

파운데이션 추천사 디자인_카페용7

 

“빛이 있으라” “그러자 빛이 있었다”

내게 아시모프는 『최후의 질문』의 저 마지막 대목으로 기억되는 작가다.

그의 글은 미문이 아니다. 구조적 완결성을 추구하는 쪽도 아니다.

그러나 아시모프의 이야기는 늘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깊게 숨을 고르며 한동안 생각에 빠지게 만드는 괴력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에게 “그거 읽어봤어?”라며 이야기를 축약해 들려주었을 때

스스로 내심 소름이 돋아가며 신이 났던 것도 하인라인이나 클라크보다는 역시, 아시모프 쪽이었다.

『파운데이션의 서막』과 파운데이션 트릴로지의 순서가 거꾸로 뒤섞여 있었던

현대정보문화사판의 흑역사를 넘어 드디어 완전판이 도래했다

(출간 순이 아닌 저렇게 작품 속 시간순으로 읽었다가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4, 5, 6보다 1, 2, 3을 먼저 보는 것과 같은 괴상한 스포일링을 당하게 된다).

내가 이 방대한 파운데이션의 역사 속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트레비스가 달에 도착하는 대목이다.

여러분도 부디 이 시리즈 안에서 자신만의 대목을 찾아내길 바란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그 대목을 들려주며 나와 같은 흥분과 기쁨을 느끼길.

―허지웅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