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데이션 추천사 디자인_카페용6

 

오랜 SF팬으로서, 나는 가끔 아이작 아시모프를 변호하고 싶다는 열의에 빠진다. SF팬이라면 잘 알다시피, 아시모프는 종종 문학적으로 하향평가당한다. ‘빅 3’로 불리는 다른 두 SF작가 아서 C. 클라크와 로버트 하인라인에 비해 지나치게 과학자스럽고(맞는 소리다. 그는 실제로도 과학자였다!), 좀 딱딱한 문장을 구사하는 탓이다(맞다. 그는 문학가라기 보다는 종종 수다스러운 과학자처럼 글을 쓴다!). 어쩌면 아시모프에 대한 그런 선입견이 사람들로 하여금 「파운데이션」 시리즈의 입문을 망설이게 만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파운데이션」 시리즈는 인간 집단의 행동을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심리 역사학’의 출발점으로도 유명한데,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과 안철수가 좋아하는 작품이라는 설명은 종종 이 거대한 시리즈를 더 고차원적인 어떤 것으로 들리게 만드는 함정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가만 생각 해보라. 아시모프는 도무지 입을 다물지 못하는 SF계의 수다쟁이였다. 「파운데이션」은 위대한 SF 수다쟁이가 평생을 걸쳐 이룩해 낸 은하적 서사의 집대성이며, (이 단어가 아시모프에게 완벽하게 어울리는 지는 모르겠다만) 정말이지 끝내 주는 스페이스 오페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의 압도적인 볼륨에 숨이 턱 막히는 것 같다면, 이걸 기억하라. 이 서사시를 읽지 않았다면 조지 루카스는 「스타 워즈」를 창조할 수 없었을 것이다.

―김도훈 <GEEK>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