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들과 아버지

김영진

출판사 황금가지 | 발행일 2001년 11월 13일 | ISBN 89-827-3335-3

패키지 반양장 · 신국판 152x225mm · 272쪽 | 가격 9,000원

분야 기타

책소개

2002년 문화관광부 추천 도서!
국내 최초로 정신분석학의 관점에서 한국의 아들과 아버지를 들여다본다.아버지가 된 나는 왜 예전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가?

편집자 리뷰

아버지는 왜 아들을 지배하려 하는가? 왜 그렇게 권위적인가?왜 아들은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는가?한국의 아들과 아버지, 그 부자 관계의 진실을 무엇인가?
때로는 아들 위에서 폭군처럼 군림하며 때로는 경쟁자처럼 아들을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한국의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반항하거나 좌절하는 한국의 아들의 관계를 조명한 책이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신경정신과 원장으로 있는 이 책의 저자도 학창시절, 아버지와의 관계로 오랫동안의 방황을 했고 아버지를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갈등을 겪었다. 또한 아버지가 된 이후에는 이제 아들과의 갈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이러한 자신의 경험과 정신분석학의 이론을 토대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부자 관계의 실상은 무엇인지 밝히고 있다. 또한 진료실에서 만난 수많은 <아들과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그 내면 세계를 들여다보면서 보다 나은 부자 관계의 정립을 모색한다.

전통적인 가부장적 사회에서 한국의 아버지는 권위나 힘으로 자신을 표현해 왔다. 또한 이러한 사회적 기반에서 아버지의 근엄하고 엄격한 모습은 아들에게 역할 모델이 되어 그대로 세대를 거듭해 왔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에서 아버지의 모습은 아들에게 더 이상 절대적으로 이상화되는 존재가 아니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역사 또는 문학 작품 속의 아들과 아버지의 모습은 우리 사회에서 실제적으로 볼 수 있는 아들과 아버지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즉 아들에게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무력하거나, 또는 폭력적인 모습의 아버지가 있고 이를 그대로 반영하며 성장하는 아들이 있는 것이다.
▶ 책의 내용
총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크게 부자 관계의 이면 세계, 아들에게 있어서 아버지라는 존재, 부자 갈등의 의미 등의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 부자 관계의 이면 세계
저자는 부자 관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사랑과 아들의 효가 상대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명령과 간섭 때로는 독선으로 표현되는 아버지의 사랑은 아들에게 복종을 강요하게 되며 갈등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것은 아들을 자신의 소유물로 보는 부자간의 심리적 미분리 현상에서 나온 것이며 이러한 집착이 강한 아버지일수록 아들에 대한 기대 심리가 커지게 된다. 결국 자신의 신념이나 목적을 이루어주지 못하는 아들에게 폭군으로 군림한다는 것이다.
집착과 독선이 강한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의 모든 꿈과 좌절된 소망을 건다. 아들이 자신보다 더 잘되었으면 하고 바라지만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하면 크게 절망한다. 이 경우 아들은 못난 아들, 심지어 나쁜 아들이 된다. 아들 편을 들어주는 사람은 다 나쁜 사람이 되고 자신에 대한 반대자가 된다. 이런 아버지라고 해서 아들에 대한 애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랑이 있지만 왜곡된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들도 아버지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투쟁을 해보지만 자신감이 없거나 독립이 가져올 두려움과 그나마 자신을 지켜준 아버지에 대한 애착의 감정 때문에 다시 아버지의 품으로 달려들게 된다. (본문 54-55쪽)
▷ 아들에게 있어서 아버지라는 존재저자는 세계사나 고전 속에 등장하는 아들과 아버지의 모습을 조명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현재 우리 사회의 부자 관계를 들여다보고자 한다.무력한 아버지를 비현실적으로 이상화하여 오이디푸스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한 햄릿(본문 121쪽), 아버지에게 압도당해 패배 의식을 극복하지 못한 카프카(본문 161쪽), 아버지의 부재가 효를 비롯한 윤리관을 정립하게 만든 공자(본문 183쪽), 아버지에 대한 반항이 세계를 향한 파멸로 연결된 독재자 히틀러(본문 201쪽), 아버지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을 떠나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면서 진정한 아버지상을 찾기 위해 하느님을 추구한 루터(본문 143쪽) 등 아버지의 모습은 아들의 삶에 그대로 투영된다. 즉 아들에게 역할 모델이 되는 아버지는 결국 아들을 폭군이나 독재자가 되게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성인이나 위인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무력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중년 남자 k는 지금 자신의 모습은 모두 아버지 탓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아버지는 경제적 능력이 전혀 없었으며 매사에 무기력한 사람이었다. k는 그런대로 성공을 해서 좋은 직장에 다니기는 했지만 중년기에 이르자 정신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k의 아버지는 성장기의 아들에게 좋은 역할 모델이 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아들에게 용기를 심어주지도 못했다. 때문에 k는 중년의 위기를 넘기는 데 필요한 활력을 가질 수 없었다. 무기력해지기 쉬운 중년 남성들에게는 어린 시절에 아버지로부터 배운 역동적인 힘과 용기가 큰 힘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k에게는 이것이 처음부터 결여되어 있었던 것이다. (본문 15쪽)
얼마 전 대학 교수가 아버지를 살해해서 큰 충격을 불러일으킨 일이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자수 성가한 인물로 겉으로는 점잖은 인격자로 행세했지만 실제로는 자녀들에게 지나친 기대감을 갖고 있었고 여자 문제도 복잡했고, 아들들에게도 이러한 여성 편력을 숨기지 않았다. 무의식적으로 아버지의 공격성을 동일시하면서 성장한 아들은 결국 아버지에 대한 증오심을 폭발시킨 것이다. (본문 209쪽)
편집증적 성격을 가진 아버지가 아들을 살해한 예로 조선시대의 영조를 들 수 있다. 영조는 자신의 아들을 내부의 증오와 적의를 투사하는 대상으로 삼았다. 그것은 아들에게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기 때문이기도 하며, 아들을 자기 자리를 넘볼 수 있는 상상적인 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영조는 아들에게 사디즘적인 공격을 가했다. (본문 69쪽)
▷ 부자간의 갈등의 의미, 새로운 관계의 정립
저자는 아버지가 권위를 상실한 상황을 아버지가 없는 사회로 규정할 수 있는지, 현대 사회가 처한 위기의 근원을 아버지 권위의 상실에서 찾을 수 있는지의 여부에는 아직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부권 상실 현상이 인류 역사를 파멸에 이르게 하고 있는지 아니면 부권 상실이라는 것이 새로운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 불가피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단언하기 어렵다고 서술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유지되어 온 아버지 상징을 완전히 배제한 채 형제적인 질서만으로 아버지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전통적인 가정은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 갈등을 빚을 수 있는 요인들을 많이 갖고 있기는 하지만 그 나름의 역동적인 힘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점차 개인주의가 심화되면서 이러한 모습을 상실한 가정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버지가 새로운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위엄을 지키되 군림하지 않는 아버지, 아들을 사랑하되 소유하려 하지 않는 아버지, 베풀어주되 복종을 대가로 하지 않는 아버지, 넓은 사회로 인도해 주되 자립성을 배양시켜 내보내는 아버지, 자기 틀에 맞추지 않고 자녀의 욕망을 최대한 존중하는 아버지, 큰 기상을 심어주는 아버지가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될 일이기도 하다. 또한 자녀 세대들의 고유한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해야 할 것이다. 그들의 문화 가운데서 구세대의 눈을 찌푸리게 하는 부분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러나 부모 자신들도 이미 과거에 자신들의 부모 세대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본문 260쪽)
이러한 모습은 어쩌면 너무나 일반적인 아버지상에 대한 결론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같은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이 아들에게는 가장 편안하고 훌륭한 아버지상인 것이다. 저자는 아들과 아버지가 벌이는 애증의 갈등은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사랑과 미움이라는 자극을 주고 아들은 이것을 수렴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전과 성숙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충족될 수 없는 미완의 욕망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안 되는 원칙은 부자 사이에서도 예외가 아니라고 충고한다.

목차

1. 이상적 아버지상, 부정적 아버지상 역할 모델로서의 아버지 아버지처럼 되어라, 아버지처럼 되지 말라 부자 관계의 정신분석학적 해석 <강력한 아버지>라는 환상 2. 아들과 아버지, 그 부자 관계의 이면 상호 의존성과 연속성 권력의 독점 지배하는 폭군 아들을 학대하는 아버지의 심리 역사 속의 아들과 아버지, 사도세자와 영조 3. 부자 관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들 성인식 유태교의 할례 상속 양아버지 4. 아버지가 된 아들, 아들이 된 아버지 두 명의 개인에서 한 쌍의 부부로 <부모 되기>에 대한 양가적 감정 부부 갈등과 자녀 교육 신경증적 아버지 5. 또다른 관계, 아들과 어머니 공생적 결속 오이디푸스 갈등 프로이트의 꼬마 한스 이야기 오이디푸스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한 햄릿 어머니의 포로가 된 릴케 양육 방식과 아동의 자율성 부자 관계의 중재 역할 루터의 성모 마리아 거부 불씨의 보존 6. 아버지 벗어나기, 그 고통스런 과정 아버지 콤플렉스 의존적 복종 영웅화 또는 이상화 반항 아버지 콤플렉스의 실례 독립을 위하여 아버지 혹은 어머니 7. 아들에게 존재하지 않는 아버지 아버지의 부재, 그리고 어머니와의 공생 공자의 아버지 찾기 순례 8. 아들의 반항 그리고 또다른 폭력들 자아 이상의 형성 비현실적 자기 이상화 불건전한 결속 반항과 비행화 반항과 그 파괴적 결과, 히틀러 아버지 죽이기 아버지에 대한 투쟁과 승리 자기 파괴의 충동, 자살 박해자로서의 아버지와 정신병 9. 유교적 통치 이념으로서의 효와 불효 10. 부권의 약화, 모권의 강화 혁명, 그 초월적 아버지상의 살해 힘을 잃은 아버지, 강해진 어머니 깊어진 어머니와의 결속 모자 관계와 음주 형태 글을 마치며-충족될 수 없는 미완의 욕망 참고 문헌

작가 소개

김영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5년 현재 대전 중앙신경정신과 의원 원장이다. 지은 책으로 <우리 곁의 정신분열병> <이름을 모르는 이에게> <광기의 사회사>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프로이트는 요리사였다>, <폐인과 동인녀의 정신분석> 등이 있다.

독자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