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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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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부제: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남성과 여성의 변천사

원제 Making Sex

토마스 라커 | 옮김 이현정

출판사: 황금가지

발행일: 2000년 6월 9일

ISBN: 89-827-3251-9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50x230 · 480쪽

가격: 18,000원

분야 기타


책소개

저자는 프로이트의 유명한 말을 뒤집어서 <운명이 해부학>이라고 주장한다. 섹스(생물학적인 몸)는 사회적인 구성물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섹스의 놀라운 역사를 들려준다. 토마스 라커는 사람의 성기와 쾌락, 음식, 피, 정액, 난자, 정자 등을 등장 인물로 내세운다. 그럼으로써 과학자와 정치가, 문학가, 그리고 모든 이론가에 의해 이 등장 인물들이 어떻게 엮어져 왔는지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목차

- 서문1. 언어와 육체2. 운명이 해부학이다3. 새로운 과학과 한 가지 몸4. 한 가지 몸의 재현5. 두 가지 성의 발견6. 몸의 사회화- 미주- 찾아보기- 옮기고 나서


편집자 리뷰

그들은 <그것>을 <여자>라고 불렀다.<남성과 여성의 신체가 서로 다르다>는 것은 생물학적 사실이 아니라 사회적 사실이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섹스>를 통해 인간의 역사를 해부한 이 책은 미국의 대표적인 역사학자인 토머스 라커(버클리 대학 역사학과 교수)가 수많은 문헌과 자료에 기초해 생물학적인 성(性)인 섹스(sex)와 사회학적인 성인 젠더(gender)의 관계를 분석한 것이다.
사실, 시몬 드 보부와르의 ꡔ제2의 성ꡕ 이래로 수많은 페미니스트들과 역사학자들에 의해서 섹스와 젠더의 차이가 규명되어 이제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것쯤은 누구나 아는 평범한 상식이 되었다. 그러나 라커는 이 책에서 이러한 사회적인 성(젠더)뿐만 아니라 생물학적인 성(섹스)조차도 변하지 않는 자연 현상이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이해 관계에 따라 재구성된 것이라는 충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저자는 문학, 미술, 음악 등 문화적인 자료뿐만 아니라 의학과 생물학적 자료와 문헌까지 섭렵하면서 생물학적인 성이 사회적인 성에 의해 규정되어 왔음을 밝혀내고 있다. 우리 자신이나 우리의 몸, 우리의 섹스에 대한 인식이 여러 세기 동안 얼마나 급격하게 변화해 왔는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이러한 주장은 전 세계의 성 과학자들에게 큰 충격을 던졌으며, 일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포르투갈, 루마니아 등에서도 출간되어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능동적 정자와 수동적 난자>라는 이미지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중․고등학교의 생물 교과서나 가족 계획 협회의 팜플렛을 보면 여성의 자궁 속에서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 거대한 난자와 그것을 향해 헤엄쳐 가는 수많은 정자들의 그림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이미지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서 다른 식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정자에 비해 매우 커다란 난자는 거대한 성과 같아서 이를 점령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정자들이 희생해야만 하는 인해전술을 써야 한다. 정자는 매우 작고 약해서 항상 수억 마리씩 몰려 다녀야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자가 난자를 향해 열심히 헤엄쳐 간다고 설명하는 것은 남성의 능동성과 여성의 수동성이라는 문화적인 가정에서 나온, 정자의 크기나 숫자보다는 정자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결국 정자와 난자의 결합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어떻게 보는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무엇을 선택적으로 강조하는가는 생물학적인 사실보다는 사회적인 관계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주장은 이처럼 <섹스(생물학적인 성)>조차도 생물학적 차이보다는 문화적 차이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17세기까지는 남성의 몸만이 존재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사회학적 성(젠더)은 생물학적인 성(섹스)에 선행했다. 17세기까지 인간의 몸은 간단히 남성의 몸으로 규정되어 있었다. 여성의 몸은 그것이 남성의 몸과 어떻게 다른가를 보여줄 때에만 나타났다. 17세기까지 남자 또는 여자가 된다는 것은 사회적 지위를 가지는 것이고 특정한 문화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지 신체적으로 남녀 중의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섹스는 여전히 사회학적인 범주였으며, 결코 존재론적인 범주가 아니었다. 실제로 고대 로마의 의사이자 위생학의 아버지인 갈레누스는 <남성의 성기의 모든 부분이 위치만 바뀌어 여성의 성기가 된다>고 주장했다. 여성은 남성의 성기를 안으로 뒤집어놓은 것이며, 불완전한 남성이라는 것이다.
<여성의 탄생>은 과학적 지식의 변화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사회 정치적 혁명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남성과 여성을 해부학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중요해질 때까지는 어느 누구도 여성과 남성의 분명한 차이에 대한 증거를 찾는 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것은 르네상스 시대의 해부학자들이 무지해서가 아니라 이미지나 언어를 통해 생물학적 남성과 여성이라는 엄청나게 다른 범주를 만들어내야 할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남성>만이 의미를 갖는 세계에서는 해부학에서 밝힌 기관들의 실제 구조와는 관계없이 섹스라는 문제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다. 그것이 어떻게 보이는가와 어떤 차이가 중요한가를 결정하는 것은 관찰의 정확도가 아니라 이데올로기적인 정치적인 편견이었다.그러나 남성이라는 한 가지 성 모델을 계속 유지시켜 온 전략이 상대적으로 쇠퇴하자 남성과 여성은 정반대의 존재라는 생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섹스의 본성은 생물학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섹스와 관련된 우리의 필요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섹스의 모습은 18세기에 와서야 만들어졌다.
18세기에 들어서면서 특정한 투쟁과 수사학적 상황이 남성과 여성으로 하여금 두 가지 성이 존재하는 것처럼 말하도록 만드는 방식들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러운 몸이 사회적 담론의 중심이 되었기 때문에 여성의 몸은 남성과 여성의 관계를 재정의하기 위한 싸움터가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여성의 몸은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물리적인 구체성을 가지게 되었으며 그들의 뼈, 신경, 생식 기관의 본성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두 가지 성을 중심으로 사회적 성(젠더)의 새로운 기초가 형성된 것이다. 이처럼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가지 성 모델이 정착된 것은 지식의 발전이나 과학 지식의 진보가 아니라, 문화의 산물인 것이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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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라커

1945년 터키에서 출생한 역사학자로 미국 프린스턴 대학과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수학하였으며 현재 캘리포니아 버클리 주립대학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주요 저서로 『Religion and Respectability: Sunday Schools and Working Class Culture』, 『The Making of the Modern Body』가 있다. 현재 의학의 역사, 시장 경제와 섹슈얼리티 사이의 관계, 그리고 제1차 세계 대전 동안의 명명범과 기록에 관해 연구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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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옮김

1969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불어불문학과와 이화여대 여성학과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여성주의 출판물의 기획자이자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이갈리아의 딸들>,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 <일상의 반란>, <여성과 남성이 다르지도 똑같지도 않은 이유>, <섹스의 역사>, <섹슈얼리티와 과학의 대화> , <서른 살의 다이어리> 등이 있다. 소녀들을 위한 책 <초경 파티>를 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