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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죽어도 등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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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송헌, 위래, 아소, 차삼동, 쩌리, 한유, 손장훈, 송이문

출판사: 황금가지

발행일: 2019년 2월 21일

ISBN: 979-11-58885-06-9

패키지: 반양장 · 416쪽

가격: 13,800원

분야 로맨스, 추리·스릴러, 판타지, 호러


책소개

왕따, 고백, 괴담, 그리고 다문화 가정과 운동부 폭력까지

학교에 관한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를

발칙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들을 모은 단편소설집 

 

익명의 연애편지를 좇는 유쾌한 미스터리부터 운동부내 폭행과 다문화 가정 차별을 그린 어두운 호러까지, 다양한 색깔의 여덟 편의 작품을 모은 단편소설집 『곧 죽어도 등교』가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미스터리부터 호러, 판타지, 로맨스를 넘나드는 다양한 색채의 작품들이 ‘학교’라는 하나의 소재 아래 모여 있어, 다문화 가정이나 시설 가정의 아이가 당하는 운동부 내 폭력이나 성폭행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부터 밀실에 남겨진 연애편지를 좇거나 학교 유명인의 썸남을 찾는 수사를 벌이는 유쾌한 작품까지 다양한 색을 만나 볼 수 있다. 단편이기에 만날 수 있는 다소 실험적인 작품들도 수록되어 있다. SNS 시대에 어울리는 짤막한 호흡으로 단편임에도 50개가 넘는 챕터로 이루어진 작품이나, 인물들이 학교의 번호로만 불려 모호한 느낌을 주는 작품도 있어 작품마다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우리의 마지막 경기. 그날 이후로 인생의 전부였던 축구를 더 이상 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었다. 경기가 종료되면 우리 삶의 한 자락도 같이 끝나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경기 내내 울고 웃었다. 소리 지르고 춤을 추었다. 그게 뭐 어쨌단 말인가. 그 경기는 먼저 떠난 친구를 기리는 것이었고 우리의 마지막 경기였다. 온전히 우리 것이었다.” _ 수록작 「11월의 마지막 경기」 중에서

 

수록작들은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에서 진행된 ‘학교’를 소재로 한 작품을 응모하는 ‘작가 프로젝트’를 거쳐 뽑힌 작품들과, 브릿G에 올라온 수천 편의 작품 중에서 편집부에서 검토를 거쳐 엄선한 다양한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단편집의 시작을 여는 「밀실 연애편지 사건」은 사물함 속에 자신을 좋아한다는 고백편지를 받은 남학생이 편지를 보낸 사람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린 일상 미스터리이다. 밀실로 변한 사물함에 얽힌 트릭을 선보이는데 서술 트릭이 얽혀 있어서 풋풋한 결말에 이르면 즐거운 반전을 맛볼 수 있다. 다문화 가정 소년이 당하는 축구부 내의 폭력과 차별을 그린 「11월의 마지막 경기」는 민간신앙과 복수라는 주제가 얽혀 장르적 밀도가 높은 구성을 유지하고 있는 작품으로 약자의 등을 떠미는 냉혹한 사회의 가장 아픈 부분을 여과 없이 보여 준다.

그밖에도 교내에 떠도는 귀신 목격담을 추적하다 숨겨진 살인 사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호러 미스터리 「비공개 안건」, 수업이 시작됐지만 선생님도 오시지 않고 마침내 학교 내에 자신들만 남게 된 것을 알게 된 반에서 일어나는 판타지 미스터리 「우리」, 밤에 다시 돌아간 학교가 상상도 못한 것들의 소굴로 변해 있는 곤충 공포물 「연기」, 우울한 사람들의 몸에 기생하는 생명체가 왕따 여학생의 몸에 들어가 그녀의 삶을 바꾸는 「신나는 나라 이야기」, 친한 친구가 짝사랑하는 여학생의 썸남을 찾는 수사를 그린 「고딩 연애 수사 전선」, ‘열등감’이라는 소재를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낸 흡인력 강한 호러 「신의 사탕」 등 작품들마다 다양한 개성을 갖추고 있다.

 

 

수록작 소개

 

밀실 연애편지 사건

어제 마지막으로 나간 것도 나, 오늘 아침에 가장 일찍 온 것도 나. 그런데 내 사물함 속엔 분명 어제까지 없던 연애편지가 들어 있는데…….

평범한 사물함이었다. 어디서 편지가 나온 거야. 도라에몽이냐.

너 뭐냐, 하고 사물함을 두들겨 봤다. 통, 통. 깡통처럼 낡은 사물함은 손으로 치면 맑은 소리가 난다. 얇은 철판이라 그런가. 여기에 숨겨진 기능 같은 게 있을 리도 없다.

처음으로 받은 연애편지의 여운은 개뿔, 에어컨도 안 켰는데 몸이 으스스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

수업이 시작했지만, 선생님이 오시지 않는다. 우리들은 교실을 나간 아이들이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뒤늦게 눈치 채는데…….

아무도 없는데?

창가에 앉아 있던 3번은 운동장을 바라봤다.

체육 하는 애들도 없는데.

체육관에서 수업 하나?

그렇다기엔 바깥 날씨가 선선하고 화창해서 운동하기에 좋았다. 13번과 3번은 서로를 멀뚱하게 바라보았다.

13번이 말했다.

너무 조용하지 않아?

 

연기

야간자율학습 후에 에어컨을 켜 놓고 하교한 것이 생각나 학교로 돌아간 두 사람. 그런데 학교는 상상치 못한 것들의 소굴이 되어 있다니…….

“왼쪽 현관으로 나가자.”

“거기도 잠겨 있으면?”

“우리가 거기로 들어왔잖아.”

“몰라. 잠깐만……. 이쪽 문이 안에서 잠겼으면 반대쪽은 밖으로 잠가야 되잖아?”

인희와 내 눈이 마주쳤다.

“그럼 아직 학교에 누가 있다는 거야?”

 

비공개 안건

선생님께는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 우리들만의 비공개 안건, 그것은 학교 내를 돌아다니고 있는 귀신 목격담에 관한 것인데…….

“그게 예외인 거지. 보통은 귀신이 사람들 눈에 안 보이거든. 큰일을 당했거나 하고 싶은 말이 있거나. 그러면 그 감정이 강해져서 사람들 눈에 보이는 거야. 그러니까 그 귀신은 그런 일을 당한 사람인 거지.”

온통 처음 듣는 얘기뿐이었다. 그 말을 너무 진짜같이 하고 있어서 성재는 귀신보다 윤희 쪽이 더 무서웠다.

“귀신은 말이야.”

윤희는 성재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죽은 자리 주변에서 맴돌게 돼 있어. 그러니까 그 귀신은 학교에서 죽은 사람이야.”

 

나는 나라 이야기

우울한 사람들의 몸에 기생하게 된 나는 과거의 빚을 갚기 위해, 왕따 여고생 나라의 인생을 신나게 만들기로 결심하는데…….

“나를 괴롭히지 마라.”

나는 목소리를 내리깔았다.

“싫다면?”

한유림은 나를 보곤 코웃음을 쳤다.

“난 분명 경고했다.”

나는 품밟기를 시작했다.

“이크 에크 이크 에크.”

“너 진짜 병신이야?”

실소와 함께 터져 나온 한유림의 말에 아이들은 웃기 시작했다. 그러나 곧 웃음은 잦아들었고 옥상에는 바람소리와 내 발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폭풍전야……. 두고 보시지. 누가 허접인지는 결과가 말해 줄 것이다. 그 미소가 눈물 콧물이 될 때까지 두들겨주마. 그리고 왕따 생활은 끝이다.

 

신의 사탕

새로 전학 온 시골 학교에는 기묘하게 미인과 천재들이 넘쳐나고, 무엇보다 ‘봉봉’이란 아이의 뒤통수에는 ‘프랑’이라는 또 다른 생명체가 살고 있는데…….

― 학교는 맘에 들어? 전학 온 지 오늘이 사흘째지?

친한 친구에게 말을 걸듯 뒤통수에서 나온 얼굴이 말했다. 아이들이 그 목소리를 들었다.

“프랑이다, 프랑! 프랑 나왔다!”

“프랑, 왜 이리 뜸했어?”

음악실이 소란스러워지며 노래가 멎었다. 봉봉의 자리로 아이들이 몰려왔다.

― 모두들 안녀…… 윽!

‘프랑’의 말끄트머리가 막혔다. 봉봉이 괴로운 듯 자신의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세게 누르고 있었다. 그 뒤통수가 ‘프랑’이었다. 봉봉이 흐느꼈다.

“왜 또 나온 거야, 들어가……. 이거 내 몸이란 말이야, 괴물, 니 몸 아니야…….”

 

고딩 연애 수사 전선

전교 1등 서지아는 애증의 남사친 조재석으로부터 학교의 인기인인 권민아의 썸남을 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게 되는데…….

“그래서, 나한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뭔데?”

“일생일대의 부탁 하나만 할게. 민아가 좋아하는 새ㄲ…… 아니 남자가 누군지 알아봐 줘!”

아, 그러니까 일면식도 없는 여자애가 누굴 좋아하는지 맞춰라. 대단하네. 수능 배점으로 치면 한 400점 정도 줘도 되는 문제야.

“직접 물어봐. 그게 제일 빠르지.”

“이 바보야. 네가 걔라면 대답해줄 것 같냐! 그리고 벌건 대낮에 얘들이 다 보고 있는 앞에서 그런 걸 어떻게 물어봐! 꼭 내가 걔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잖아!”

“…….”

 

11월의 마지막 경기

캄보디아 출신의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장은 축구를 좋아하는 소년이었다. 하지만 시골 학교에 새 코치가 부임해 오며 악몽이 시작되는데…….

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고등학생 한 명이 산속에서 목을 맨 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었지만, 일어날 수 없는 일도 아니었다. 게다가 그의 아버지는 죽은 지 오래였고, 어머니는 캄보디아에서 온 사람이었다. 공부 머리가 없어 운동을 했고, 그 역시 시원찮아서 대학 지명을 받지 못한 젊은이. 반은 한국, 반은 동남아 피가 흐르는 그에 대해서 안타까워하는 사람은 없었다.


목차

밀실 연애편지 사건 _ 송헌 7

우리 _위래 57

연기 _ 아소 95

비공개 안건 _ 차삼동 133

신나는 나라 이야기 _ 쩌리 205

신의 사탕 _ 한유 253

고딩 연애 수사 전선 _ 손장훈 313

11월의 마지막 경기 _ 손이문 371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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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헌

아직 20대. 글을 쓰고 읽는 것을 좋아한다. 노래를 듣고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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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래

2010년 8월 네이버 오늘의 문학에 「미궁에는 괴물이」를 게재하며 첫 고료를 받았다. 이후 여러 지면에서 꾸준히 장르소설을 썼다. 소설집 『백관의 왕이 이르니』를 출간하고, 웹소설 『마왕이 너무 많다』와 『슬기로운 문명생활』을 연재했다. 최근 경장편 『허깨비 신이 돌아오도다』가 나왔다.

"위래"의 다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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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다독 다작의 꿈에 시달리는 사람. 2018년 10월 장편 로맨스 판타지 『가시관과 환상향』을 출간 완결했다.

"아소"의 다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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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삼동

지방 도시 거주. 이상하고 무서운 이야기를 상상하는 걸 좋아한다. 「록앤롤싱어」로 제6회 ZA 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고, 「검은 책」으로 YAH! 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차삼동"의 다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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쩌리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겉멋이 들어 소설을 즐겨 보는 척했다. 그러다가 진심으로 소설이 좋아져서 고생 중. 웃기면서도 세상에 잔소리 하나 던질 수 있는 소설을 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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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

대한민국 어딘가에서 살아가는 직장인. 새해를 맞아 외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앤솔로지 『빨간 구두』에 「히아신스」를, 단편집 『지극히 당연한 여섯』에 「맑은 하늘을 기다리며」를 실었다. 월간 《토마토》와 월간 《판타스틱》에 단편소설을 게재했다. 「신의 사탕」을 쓰면서 너무 즐거워서, 앞으로는 호러 소설만 쓰기로 마음먹었다. 여자중학교 배경의 무거운 장편 좀비물을 2019년 내로 탈고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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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장훈

서울 출생, B형에 양자리. 드라마, 소설, 영화, 예능, 웹툰을 너무 좋아하다가 창작까지 손을 뻗쳤다. 그러나 아직은 내가 쓴 것보다 남이 써 준 게 더 재밌다. 그래서 가장 기쁠 때는 재미있는 창작물을 발견했을 때이며 개봉일/출간일 발표 후 기다려야만 할 때 가장 우울하다. 좋아하는 장르는 액션·로맨스·호러·SF·추리·판타지이고 다큐멘터리 류가 조금 힘들다. 제2회 테이스티 문학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탄 「군대 귀신과 라면 제삿밥」을 『7맛7작』에 수록했으며,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제5회 ZA 문학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손장훈"의 다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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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문

기억을 저장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을 한다. 가스통 바슐라르와 할란 엘리슨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