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삶을 살아온 두 여인, 죽음의 문턱에서 뒤바뀐 두 영혼, 그리고 송곳처럼 파고드는 섬뜩한 진실!
강렬한 심리묘사와 흡인력 넘치는 전개로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암보스』가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암보스는 스페인어로 ‘양쪽’이라는 뜻으로, 육체가 뒤바뀐 두 여성이 연쇄살인 사건에 얽히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스릴러 소설이다. 장르적 특성을 잘 살려낸 반전과 완벽한 구성, 압도적인 서사를 바탕으로 스토킹, 성폭력, 우울증 등 억압받는 여성의 복잡한 심리를 밀도 있게 그려낸다. 신예 작가 김수안의 놀라운 필력이 돋보이는 『암보스』는 황금가지의 새 시리즈인 ‘수상한 서재’의 첫 작품으로서, ‘수상한 서재’는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탄성을 자아낼 만한 국내 창작 장르 소설만을 엄선하여 발표할 예정이다.
“다른 이들은 틀리지 않았다. 내가 이한나가 아닌 강유진이란 사실은 명백했다. 그래도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 정말로 중요한 물음 두 가지는 여전히 내게 날카로운 이를 박은 채였다. 내 기억은 어떻게 된 걸까. 그리고…… 내가 아는 나, 이한나는 실존하기는 하는 걸까.”
우연히 방화 사건에 휘말린 기자 이한나는 목숨 건 취재로 특종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화재 현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의식을 잃고만 이한나는, 다시 깨어났을 때 자신이 강유진이라는 낯선 여자가 되어 있음을 알고 경악한다. 이한나로 살아온 자신의 기억이 그저 공상의 산물일 뿐이 아닐까 하는 혼란에 빠진 와중에, 마침내 이한나의 모습을 한 강유진이 그녀를 찾아온다.
한편, 중앙경찰서 강력팀 소속의 두 형사는 비오는 날 중앙천에서 발견된 젊은 여성의 시체에서 미제 연쇄살인사건인 ‘812사건’을 떠올린다. 잘려나간 양손과 좌측 흉부 자창, 두부 손상 등이 812사건의 피해자와 동일했다. 그러나 피해자의 외모와 살해 현장 등 다른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모방 범죄의 가능성을 열어둔 채, 피해자의 최근 통화내역을 통해 강유진이라는 여성과 자주 연락했음을 알게 되고 그녀를 조사하게 되는데……
『암보스』는 몸이 뒤바뀐 두 인물과 이에 얽힌 여러 인물의 복잡다단한 심리를 통해 ‘집착’과 ‘욕망’이라는 인간 내면의 깊숙한 이야기를 끄집어내면서도, 연쇄 살인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을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기본에 충실하며 풀어낸다. 특히 놀라울 정도로 촘촘히 쌓아올린 복선과 꼼꼼하게 묘사되는 상황 등은 결말부에 이르러 독자들에게 묵직한 충격을 안겨준다. 김수안 작가는 첫 장편소설 데뷔작임에도 탄탄한 구성력과 뛰어난 심리묘사로 국내 창작 장르소설에서 보기드문 웰메이드 스릴러 소설을 탄생시켰다.
“이한나로서, 강유진으로서 만났던 모든 이들의 얼굴이 점점이 그려졌다가 하나씩 사라졌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다.”
“평생 한 사람에게 집착한 인간은, 상대의 약점을 세상에 공개하지 않는 대가로 자기만의 방식으로 괴롭히며 망가지는 모습을 보는 데서 희열을 느꼈고 거기서 삶의 의미를 찾은 인간은 그 상대를 쉽게 놓지 못할 것이다.”
“살면서 단 한 번도, 노력하지 않고 뭔가를 얻은 적이 없었다. 드디어, 처음으로, 가만히 있기만 해도 원하는 걸 손에 쥘 수 있게 됐다. 아이러니했다. 하필이면 죽는 순간에야. 잦아들던 기침이 허탈한 웃음으로 바뀌었다.”
프롤로그 7
암보스 15
에필로그 486
인간은 사물, 사건 사이에서 연관성을 찾아내는 데 익숙하다. 그리 하도록 진화해 왔다. 질서 없는 현장에서 해를 입고, 예측할 수 없는 일로 죽음을 맞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장 정확한, 그리고 가장 많은 연관성을 찾아낸 이들이 현재까지 살아남았다. 우리는 버섯의 색상과 독의 관계, 강우량과 산사태의 관계 등을 밝혀낸 이들의 후손이다. 문제는 전혀 무관한 것들을 가지고도 똑같은 짓을 한다는 점이다. 지금이 딱 그 경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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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풀밭에 누워 있다. 눈이 뒤집히고 입은 벌어져 있다. 목에는 선명한 삭흔이 남아 있다. 아니, 흙바닥 위에 누워 있다. 머리가 깨졌고, 피와 뇌수와 흙이 뒤엉긴 지저분한 땅을 배경으로 하늘을 보고 있다….
중앙천에, 내 시체가 버려져 있다….
중앙천에, 내 시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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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이번 사건은 마치 거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서로를 비추고, 모방하고, 깨트리고, 그 과정에서 진짜 자신의 모습을 보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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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암보스.
암보스는 스페인어로 양쪽, 쌍방의, 두 사람이란 뜻이라고 한다.
작가인 강유진은 자살을, 기자였던 이한나는 건물의 화재 사고로 인해
두 사람은 갑작스레 육체가 뒤바뀌게 되고, 연쇄살인 사건에 얽히게 되면서 과거의 사건들과 조우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이한나가 살해당하게 되면서 전혀 생각지 못한 곳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서로의 삶을 관찰하며, 이해해가며, 몸이 바뀔 날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으로 보였으나. 그 뒤에는 각자의 욕망과 욕심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스릴러와 미스터리라는 장르답게 소설속에는 다양한 문제들이 담겨 있다. 살인, 성폭력, 스토킹, 우울증, 애정결핍, 외로움, 사이코패스 등 다양한 문제들을 통해 세밀한 감정표현과 촘촘한 스토리 구성에 가독성도 좋다.
아쉬운 점은, 순차적이지 않았던 1인칭 시점 3인칭 시점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점이랄까.
그럼에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던 치밀함덕에 지루할틈이 없었다.
불행했던 어린시절의 상처들이 어떻게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키고 파멸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에 참 씁쓸했다.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자랐다면, 그릇된 애정을 가지지 않았더라면 원망과 증오, 두려움 없이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텐데… 라는 생각도 들었다.
탄탄한 스토리와 세밀한 구성은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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