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강요받는 여자들

원제 When Work Doesn’t Work Anymore – Women, Work, and Identity

엘리자베스 멕케너 | 옮김 이순주

출판사 황금가지 | 발행일 2001년 8월 22일 | ISBN 89-827-3346-9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52x224 · 280쪽 | 가격 8,500원

분야 기타

책소개

직장 여성들에게 강요되고 있는 잘못된 성공 문화 때문에 여성들이 겪어야 하는 갈등을 생생하게 전달한 책. 열두 명의 직장 여성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억압된 성공 문화의 현실을 보여주고, 그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 –>

편집자 리뷰

20여 년 동안 출판계에 종사하면서 미국 10대 출판사 중의 하나인 Bantam Books의 부발행인, William Morrow/Avon Books의 발행인 등을 지낸 엘리자베스 멕케너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으로서 각종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다.저자는 직장 여성들을 지치게 만든 편협된 성공 문화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수백 명의 직장 여성들과 심층 인터뷰를 하는 동시에 수천 명의 직장 여성들에게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저자와 인터뷰한 여성들은 남성들에게나 맞는 규칙을 가지고 남성들의 가치관이 담긴 성공 문화에 따라 자신을 평가해야 했기 때문에 봉급과 지위가 아무리 높아도 스트레스와 불만이 늘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더 이상 여성들이 남성 문화가 만들어낸 성공의 삶을 살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되며 여성 고유의 정체성이 포함된 새로운 성공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을 권유한다. 자신이 하는 일로 자신을 정의하고 보상을 받는 직장 여성들은 이 책을 통해 <일하는 것은 좋지만 일하는 방식은 더 이상 우리에게 맞지 않다>고 선언한다.
▶획일화된 성공 문화에 억눌린 이 시대의 커리어 우먼
우리 사회에 인식된 성공한 여성의 이미지는 완벽한 인간에 가깝다.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외국어가 최소한 한두 가지 이상은 되며 일 못지않게 치열하게 즐길 줄 아는 취미 생활이 있어야 하고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외모는 기본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성공한 여성들의 이미지에는 아무도 주목하지 못한 왜곡된 성공 문화가 숨어 있다고 말한다. 여성들은 사회가 그려낸 성공한 여성의 이미지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 지쳐가고 있으며 완벽의 덫에 걸려 꼼짝도 못한다. 높은 직위와 많은 연봉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여성들도 점점 일을 통해 얻는 보상보다 더 큰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오늘날 여성들에게 있어 일은 단순히 생계 유지를 위한 수단을 넘어서 자기 자신을 평가하고 인생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지만 이런 획일화된 성공 문화는 여성들을 질식시키고 있는 것이다.
▶여성들이 왜곡된 성공 문화에 저항하지 못하는 이유
일은 나의 가치를 평가하는 훌륭한 척도예요.
여성들이 벌여온 직업적 평등을 위한 투쟁은 여성이 남성 못지않게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싸움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직업적 평등은 여성 고유의 정체성에 대한 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오로지 무슨 일을 하느냐에 따라 그 여성의 가치가 매겨지고 여성 고유의 역할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었다. 반면 일은 여성들에게 확실한 정체성이 되어주었고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되었다.
어느 날 밤 파티에서 어떤 여자가 제게 무슨 일을 하냐고 묻기에 아이를 다섯 명 키운다고 대답했죠. 그랬더니 그 여자가 <그러면 유아용 변기 사용 훈련을 도와줄 수 있겠군요> 하더군요. 그녀는 제가 어디에라도 쓸모 있는 존재라고 말해주고 싶었던 겁니다. (본문 118쪽)
돈을 벌지 못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할 텐데.
여성들의 경제적 독립에 대한 욕구는 여성들을 직장 세계로 몰아넣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직장 여성들은 돈을 벌면서 금전적으로 독립하게 되자 자기 인생을 책임질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감정적으로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결혼한 직장 여성 역시 금전적으로 남편에게 의존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그러나 독립된 소비 생활을 하게 된 여성들은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항상 돈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된다. 소비 생활 규모는 더 이상 통제할 수 없을 만큼 커져 여성들은 일을 그만두면 당장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낀다. 따라서 금전적인 문제에 갇힌 직장 여성들은 성공 문화에서 벗어나기가 더 힘들게 되었다.
우리가 무엇을 필요로 한다는 의식은 우리가 원하는 것에 대해서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로 왜곡된다. 우리는 버는 것보다 더 많이 지출하게 된다. 그런 상황은 우리를 계속 빈곤하게 만든다. 그리고 빚은 계속 늘어난다. (본문 145쪽)
지금 일을 그만두면 나중에 다시 일할 수 있을까?
직장 여성들이 현재의 일에 만족하지 않더라도 직장을 계속 다니는 이유 중의 하나가 재취업에 관한 문제이다. 현재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다시 일을 하고 싶을 때 과연 이보다 더 좋은 조건에서 일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휴직을 막는 가장 큰 저항 요소가 된다. 무엇보다 가장 감당하기 힘든 부분은 갑자기 매일 출근해야 할 직장 없이 혼자 남겨지게 되는 것이다.
내가 직장을 그만두고 일 년쯤 지난 어느 날 전화벨이 울렸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의 사장이 혹시 내가 그 전에 하던 일보다 책임이나 보수, 지위 면에서 몇 단계 낮은 일을 해보고 싶은지 의향을 물어보려는 전화였다. 그는 내가 집에 있는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만큼 다시 직장을 구하기가 어려워질 거라고 거듭 강조했다. (본문 126쪽)
▶다양한 성공 문화를 위한 노력
직장 여성들은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일에만 매달려 보내게 된다. 당연히 자신의 존재 가치와 정체성을 일 이외에서 확인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은 결혼이나 출산, 건강상의 이유가 아니고는 직장을 그만둔다거나 직종을 섣불리 바꾸지 못한다.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직장 여성들이 성공 규칙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돈을 벌지 못한다는 두려움, 인생에서 실패한 사람으로 낙인찍힌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또한 문화적으로 인정받은 가치관을 접고 자신의 가치관으로 인생을 재설계한다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현재의 삶의 방식을 바꾸고 싶다면 여성들은 기존의 <성공>의 의미를 좀더 폭넓게 재정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성공 문화에 계속 묶여 있어야 할 것이다.
여성의 가치관이 담긴 성공 문화가 필요하다.
직업적 평등을 위해 투쟁해 온 과거 여성 운동가들의 가장 큰 잘못은 여성도 남성처럼 일하게 해달라고 요구만 했지 그 가치관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문제는 그 가치관이 여성 문화와 다를 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동의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점이다. 여성들의 가치관은 동료 사이의 경쟁이 아닌 협동을 통해 일하길 원한다. 즉 동료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성과를 만들어내는 제도보다 성과의 질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싶어하고 권력과 직위보다 분임과 팀웍을 선호한다. 하지만 지금의 직장 문화에서 그런 식으로 일하면 성공하지 못한다. 실제로 현재의 성공 제도의 한계를 느낀 많은 여성들이 아예 회사를 차리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 여성 CEO들은 성공 제도가 편협된 이상, 성공 문화 자체도 평등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여성의 가치관이 반영된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렇게 하자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직장을 떠나지 않은 많은 여성들도 융통성 있는 근무 시간을 요구하거나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지만 보다 의미 있는 직책을 요구하기도 한다. 여성들이 점차 획일화된 성공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양한 성공 모델을 추구하는 이러한 변화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사회에서 바라보는 성공 문화가 함께 바뀌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열두 명의 성공한 커리어 우먼의 사례를 중심으로 왜곡된 성공 문화가 여성들을 어떻게 억압하고 스트레스를 줬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여성들이 모든 것을 잘해낼 수 있다는 강박 관념에서 벗어나야만 여성들이 진정으로 성공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저자는 일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정의해 온 직장 여성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되고 있는 성공 문화에 따르지 말고 여성들 스스로가 진심으로 바라는 인생의 의미를 실천하며 좀더 다양한 성공 모델을 세울 것을 제안한다.

목차

-서문 커리어 우먼의 환상과 악몽 …7 1. 원하면 뭐든지 다 될수 있다? …26 2. 나의 존재는 명함에 찍힌 직위로 나타난다 …45 3. 일이 인생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68 4. 인생이 성공의 볼모로 잡혔을 때 …92 5. 일하는 여성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다 …110 6. 가난하면서 행복할 수 있을까? …139 7. 변화의 방아쇠를 당겨야 할 때 …165 8. 새로운 성공문화에 도전하는 아홉가지 방법 …188 9. 남성을 죽이는 성공문화 …220 10. 성공에서 자유로운 인생 …253

작가 소개

엘리자베스 멕케너

예일대학을 졸업한 뒤 20여 년 동안 출판계에서 일하면서 Bantam Books, Prentice-Hall, Addison-Wesley, William Morrow/Avon Books의 발행인을 지냈다. 이 책을 통해 여성들이 획일화된 성공 문화에 어떻게 희생당해왔는지 생생히 밝혀냄으로써 언론과 여성 운동가들 사이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현재 남편과 아들과 함께 뉴욕에 살고 있다.

이순주 옮김

한국외대 동시통역대학원 한영과를 졸업했다. 배화여대 강사 및 MBC 통역 기자실 근무를 거쳐, 15년 이상 전문 번역인으로 활동해왔다. 월간 「내셔널지오그래픽」 한국판 번역가이기도 하다. 옮긴 책으로 <빅 이어>, <푸른 항해>, <1분이 만드는 백만장자>, <그림으로 만나는 신기한 곤충의 세계> 외 다수가 있다.

독자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