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화전

모치즈키 료코 | 옮김 엄정윤

출판사 황금가지 | 발행일 2013년 8월 30일 | ISBN 978-89-601-7731-4

패키지 반양장 · 352쪽 | 가격 12,000원

책소개

잠자는 명화, 고흐의 「가셰 박사의 초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급 사기
위작, 도난, 밀매…… 그리고 스릴과 반전이 가득한 인생역전이 펼쳐진다!

미술품 범죄 사기란 소재를 재치 있는 필치로 풀어 나간 제14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 대상 신인상 수상작『대회화전』이 출간되었다. 심사위원의 한 사람이었던 아야쓰지 유키토는 이 소설을 두고“쉽게 전개를 예상할 수 없는, 서스펜스 넘치는 사기 게임 스토리. 비범한 재기와 기개가 담긴 작품이다.”라고 평했다.
이 소설은 고흐의 사망 후 기구한 운명을 띠고 여러 주인을 거치게 된 「가셰 박사의 초상」이 경매를 통해 일본인 화상(畵商)에게 낙찰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 후 일본으로 흘러들어 갔다가 결국 소유주의 도산으로 인해 담보로 넘어가 렌탈 창고에서 잠자게 된 초상. 사기를 당해 빚을 지게 된 디자인 사무실의 실장, 빚쟁이 호스티스, 은행 관계자 3인조가 인생역전을 위해서 이 그림을 훔치려 나선다.
저자는 고흐의 그림에 얽힌 비화와 일본 미술계의 현실을 상세하게 풀어 나가면서도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에 있는 고흐의 자화상이 가짜라는 서술도 서슴지 않는 등 대담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사실과 허구가 절묘하게 결합된 작품을 탄생시켰다. 한편으로 이러한 명화의 세계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소위 낙오자들이라고 불릴 만한 주인공들의 삶이 흥미를 끄는 것과 동시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편집자 리뷰

8250만 달러, 한화 900억 원의 그림에 담긴 일본 버블 시대의 단면

고흐가 사망한 지 딱 100년이 된 해인 1990년, 「가셰 박사의 초상」은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당시 미술 경매 사상 최고가인 8250만 달러에 일본의 한 제지 회사 명예회장인 사이토 료헤이에게 팔려 화제가 되었다.(『대회화전』에서는 ‘루비’란 가상의 경매장에서 1억 2000만 달러에 팔린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후 사이토는 본인의 사망 후 관에 같이 넣어 달라는 실언을 하여 미술계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가 사망한 뒤 비공개로 매각된 그림은 여전히 대중에게 공개되어 있지 않다.
일본 버블 시대에 불었던 회화 붐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이다. 1980년대 말, 버블 경제가 절정에 달하던 일본에서 회화 및 골동품은 새로운 투기 대상이 되었고 해외에서 거래되는 명화도 예외는 아니었다. 1987년부터 1990년까지 4년간 일본이 사들인 해외 미술품 수만 해도 당시 전 세계에서 거래된 미술품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막대한 자본에 의해 팔린 그림들 중 상당수는 버블의 붕괴와 함께 은행에 담보로 넘어가 창고에 보관된 채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대회화전』은 「가셰 박사의 초상」을 비롯한 여러 명화들이 놓인 현실을 보여 주며 예술의 의미란 무엇이며, 어떻게 하는 것이 예술을 사랑하는 길인지에 대하여 의문을 갖게 한다.

“가셰의 표정에는 우리 시대의 안타까움이 담겨 있다.”
비운의 천재 화가의 그림에 담긴 비운의 역사

말년에 파리 교외의 오베르 쉬르 우아즈라는 작은 마을에 정착하게 된 고흐는 동생 테오의 소개로 의사 폴 가셰를 알게 되었고, 그의 초상화 두 점을 남긴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가셰 본인의 손에 넘어가 후에 오르세 미술관을 통해 전시되게 된 두 번째 초상화와는 달리 첫 번째 초상화는 앨리스 루벤이라는 여성 화가에게 300프랑에 팔린 뒤 몇 번의 경매를 거쳐 프랑크푸르트 시립 미술관에 걸리게 된다. 그러나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퇴폐 예술’이라는 명목으로 많은 근대 회화를 압수한 나치의 손에 들어갔다. 이후 불법적으로 다시 시장에 풀려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 그림은 사이토 료헤이에 이르기까지 총 열세 주인의 손을 거치게 되었다. 『대회화전』에서 상세하게 드러나는 「가셰 박사의 초상」의 기구한 역사, 그리고 주인공들의 다사다난한 사정을 통해 우리 시대의 아픔은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나는 우울한 표정을 한 가셰 씨의 초상화를 그렸어. 어쩌면 보는 이에게는 찡그린 얼굴로 보일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옛날 시대에 그려진 온화한 표정의 초상화들과는 달리 지금 사람들의 얼굴에 얼마나 많은 표정과 정념이 담겨 있는지, 얼마나 많은 절망과 절규를 품고 있는지를 표현하기 위해 그렇게 그릴 수밖에 없었어. 슬프지만 온화하게, 그러면서도 명석하고 지적으로 말이야. 대부분의 초상화는 이렇게 그려야 하는 법이지._본문 중에서

■줄거리
방만한 경영으로 어렵게 디자인 사무실을 운영하는 소스케와 긴자의 호스티스 출신으로 빚 때문에 야반도주를 하여 작은 가게를 차린 아카네. 두 사람은 거액을 벌 수 있는 주식 사기에 동참할 것을 제안받고 돈을 빌리면서까지 투자를 감행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기였다! 이에 전직 은행원이었던 시로타가 가세하여 은행 창고에 잠자고 있는 고흐의 「가셰 박사의 초상」을 훔치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문제의 그림은 다른 명화들과 함께 보관되어 있어 찾아내기 불가능한 상황. 세 사람은 명화들이 보관된 두 컨테이너, 총 2000억 엔어치의 그림을 훔쳐낸다는 무모하고 대담한 계획을 세우는데…….

작가 소개

모치즈키 료코

1959년 에히메 현 출생. 은행에서 근무하다가 학원을 경영하기도 하였으며, 2001년 전자책으로 우선 출간되어 성공을 거둔 『신의 손』이란 작품으로 데뷔했다. 고흐의 「의사 가셰의 초상」을 둘러싼 범죄를 다룬 『대회화전』으로 제14회 일본미스터리문학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현재 고베에 거주하며 작품을 집필하고 있다.

"모치즈키 료코"의 다른 책들

엄정윤 옮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했다. 문화 영역 전반에 관심이 많으며, 프리랜서로 통번역 일을 하고 있다.

독자 리뷰